"나라 걱정돼" 美 대장암 환자, 생애 마지막 투표했지만 끝내 숨져

"나라 걱정돼" 美 대장암 환자, 생애 마지막 투표했지만 끝내 숨져

2020.10.19.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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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걱정돼" 美 대장암 환자, 생애 마지막 투표했지만 끝내 숨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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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에 살던 대장암 말기 환자가 생애 마지막으로 2020년 대선에 참가했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근교 버밍엄에 사는 제임스 윌리엄스(77)는 올해 초 대장암이 재발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더이상 항암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윌리엄스는 존엄사를 택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가족들과의 오랜 논의 끝에 호스피스 치료만 받고 있었다.

윌리엄스의 건강은 날로 악화했으나 그가 원한 건 올해 열리는 대선에 자신의 마지막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윌리엄스와 그의 가족은 대선 당일인 11월 3일까지 그가 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윌리엄스는 사전 투표가 시작된 9월 24일 투표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투병으로 앙상해진 모습의 윌리엄스는 아들 데이비드와 며느리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로 가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차에서 투표용지를 작성한 뒤 천천히 걸어가 투표함에 용지를 넣었다.

윌리엄스는 투표소에서 만난 한 사진기자에게 "우리나라의 상태가 모두의 걱정거리라고 생각한다. 그게 내가 반드시 투표하고 싶었던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8일 뒤 윌리엄스는 세상을 떠났다. 안타깝게도 그가 행사한 마지막 표도 그의 사망으로 무효표가 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시간주 선거법에 따라 공식 선거일 전에 사망한 사람의 표는 무효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지난 8월 미시간주에서 치러진 예비선거에서도 같은 이유로 850개 표가 무효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데이비드는 "아버지의 표가 유효표에 포함되지 않는 게 화가 난다"라면서도 "그게 아버지가 투표한 의미를 흐리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도 당신의 한 표가 선거 결과를 바꿀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버지의 행동은 에너지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무엇에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후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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