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엄마' 찾아나선 입양인 강미숙 씨...친부 확인 소송 첫 승소

[자막뉴스] '엄마' 찾아나선 입양인 강미숙 씨...친부 확인 소송 첫 승소

2020.06.13. 오전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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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 가정에 입양…모국 잊은 채 30여 년
가정 꾸리고 딸 낳은 뒤 어머니 찾기로 결심
비영리단체에서 사촌 DNA 발견…친아버지 확인
아버지 측, 딸 존재 부정하며 만남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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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11월, 충청북도 괴산의 한 주차장에서 빨간 옷을 입은 소녀가 발견됐습니다.

두 살배기 소녀가 또박또박 말한 자신의 이름은 강미숙이었습니다.

소녀는 보육원을 거쳐 다음 해 미국 백인 가정으로 입양됐고, 모국을 잊은 채 30여 년을 보냈습니다.

강 씨가 어머니를 찾기로 마음먹은 건 가정을 꾸리고 딸을 낳은 뒤였습니다.

어머니로서 자신과 같은 감정을 느꼈을 어머니와 만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DNA 정보를 입력해둔 비영리단체에서 우연하게도 유학 온 사촌의 DNA를 찾았고, 사촌을 통해 친아버지도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찾은 아버지는 자신의 가정이 있었고, 강 씨의 존재를 부정하며 만나주지도 않았습니다.

[강미숙 (카라 보스) : 집에 찾아가서 무릎 꿇고 빌었어요. 그랬더니 저를 경찰에 신고했어요. 법적인 도움 없이 어둠 속에 홀로일 수밖에 없었어요. 방법이 없었습니다.]

강 씨는 포기하지 않고, 아버지를 상대로 친생자 확인 소송을 내 DNA 검사 결과 99.99%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법원은 이 결과를 토대로 강 씨와 아버지의 부녀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해외로 입양된 한국인이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상대로 친생자 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미숙 (카라 보스) : 오늘은 그동안 가족과 연락할 권리조차 빼앗겼던 우리 입양인들이, 그동안 마주한 어려움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를 되찾은 중요한 날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강 씨는 당장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친어머니가 누군지 들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만나게 되면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자신은 괜찮다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말해 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만약 어머니가 원한다면 한 가족으로서 사랑이 가득한 새 삶을 열고 싶다는 소망도 조심스럽게 내비쳤습니다.

[강미숙 (카라 보스) : 엄마, 제 얼굴 아세요? 어서 와 주세요.]

취재기자 : 박기완
영상편집 : 최연호
그래픽 : 이상미
자막뉴스 : 손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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