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빨간 차만 보이면..." 팔순 할머니의 먹먹한 사연

[자막뉴스] "빨간 차만 보이면..." 팔순 할머니의 먹먹한 사연

2020.04.21. 오전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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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한 할머니가 길가에 세워진 빨간색 차로 다가갑니다.

차 앞에 선 할머니는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 차 문고리에 걸어두고 떠납니다.

할머니가 두고 간 건 돈과 음식.

이런 일은 지난 2월부터 모두 5번이나 반복됐습니다.

[차량 주인 : 해코지는 아니지만, 사람이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블랙박스를 달았습니다. 2번을 더 돈을 꽂아놨기 때문에 젊은 사람은 아니겠구나….]

경찰이 확인해 보니 할머니는 인근에 사는 86살 할머니인데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어려운 생활 탓에 자식들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치매가 걸린 뒤 마음속에 자리 잡은 그런 미안함이 장남의 차에 돈과 음식을 두고 오는 습관이 된 것 같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박은표 / 통영경찰서 광도지구대장 : 초등학교 밖에 (공부를) 못 시켜서 애처로웠는데 아들이 집에 있을 때 타던 차가 빨간 차였답니다. 마침 신고한 분의 차도 빨간 승합차라서….]

아들은 몇 년 전까지 할머니 집 근처에서 살았는데, 지금은 개인적 이유로 타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치매 탓에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할머니는 다른 사람의 차를 아들 차로 착각하고 쌈짓돈과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챙겨둔 겁니다.

[마을주민 : 무조건 빨간 차만 보이면 자기 아들 차로 알고 "아이고 얘야 내려와라, 덥다."고 말해요. 아무도 없는데.]

치매에 걸려서도 자식에 대한 애끓는 사랑을 놓지 않는 할머니의 사연.

주위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 박종혁
촬영기자 : 강태우
자막뉴스 : 윤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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