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년전뉴스] 소라넷 솜방망이 처벌, 'n번방'을 만들다

[N년전뉴스] 소라넷 솜방망이 처벌, 'n번방'을 만들다

2020.04.01.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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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2016년까지 운영된 '소라넷'은 100만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였다. 불법 촬영 영상과 성착취물 등이 공유되면서 일반인 여성과 청소년 등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해외에 서버가 있는 탓에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라넷은 경찰이 첫 단속을 시작한 지 12년 만인 2016년에야 비로소 폐쇄됐다. 이후 운영진에 대한 인터폴 적색 수배가 들어가자 운영진 가운데 한 명인 송 모씨는 지난 2018년 귀국해 자수했다. 미국이라면 종신형까지 가능한 중범죄였으나, 법원은 송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소라넷이 사라졌다고 디지털 성범죄가 근절되지는 않았다. 음란물이 공유되는 사이트와 플랫폼이 바뀌었을 뿐, 음란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대체할 공간을 찾아 또 다른 소라넷을 만들었다. 2020년 ‘n번방'과 '박사방'이 전면에 등장하기 전까지도 수없이 많은 사이트와 SNS에서 불법 촬영 동영상과 성 착취물이 소비됐다.

전문가들은 단속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잡혀도 가벼운 처벌만이 이어지는 우리나라 환경이 'n번방'을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아동 성범죄물을 공유하는 사이트 '웰컴투비디오'를 소유하며 2년 8개월 동안 약 4억 원을 벌어들인 운영자 손정우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우리나라 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그는 곧 출소를 앞두고 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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