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터뷰] “하나님 은혜로 매출 1조 원 건설업체 세웠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리더스인터뷰] “하나님 은혜로 매출 1조 원 건설업체 세웠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2016.07.01.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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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인터뷰] “하나님 은혜로 매출 1조 원 건설업체 세웠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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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에서 힘들게 성장한 회사가 진짜 강(强)기업입니다.”

건설업계에서 독특하게 대형교회와 학교, 병원 등 민간투자임대사업(BTL)과 교도소 분야를 개척해 온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말이다.

서희건설은 지난 1994년에 설립된 뒤 20여 년 만에 매출 1조 원, 시공능력 30위의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건설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주택을 분양해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온 이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성장 비결로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고,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실천적인 정신과 자세”를 들었다.

서희건설이 추구하고 있는 건설 철학을 묻자 “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적인 가치를 삼고 일했다”며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위험성이 회사가 견딜 만한 수준을 벗어난다 싶으면 과감하게 버리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리더스인터뷰] “하나님 은혜로 매출 1조 원 건설업체 세웠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최근 출간된 이 회장의 저서 ‘CEO의 기도’는 한 서점의 종교부문에서 6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5위를 차지했다.

이 회장은 “종합건설회사 회장에 앞서 한 교회의 장로 직분”이라며 “사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과정과 신앙 경험담, 기도문을 책으로 엮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같이 나약하고 무능하며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을 하며 살았던 사람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리더스인터뷰] “하나님 은혜로 매출 1조 원 건설업체 세웠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다음은 이봉관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교회와 학교, 병원 설립 시공은 대부분의 건설사가 꺼리는데 이에 뛰어든 특별한 이유는?

좋지 않은 건설 경기에 해외사업 부진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 전체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시절이 있었습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수주 경쟁은 날로 치열해져 대기업들과의 경쟁보다는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 부담과 리스크가 적은 시장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특히 교회의 경우, 시공 난이도는 높고 건설규모가 작은 반면 시공과 관련해 발주처에서 관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해 건설사들이 꺼리는 것이죠.

하지만 작은 규모임에도 분명히 수요는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시장을 선점한다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사 사업자나 경쟁사가 비교적 적어 시장의 성장과 비례해 회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서희건설 주력사업인 지역주택조합아파트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 전략이 제대로 통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주택경기가 얼어붙어 있던 2012년 당시 앞으로의 주택시장을 예측하고 지역주택조합 수주에 나섰던 것이 시장의 수요와 맞아 떨어졌습니다.


Q.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물론 IMF 사태,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유럽 발 금융위기 등 수많은 위기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지켜 주셔서 33년간 굳건히 견뎠습니다.

2013년에는 2년 연속 적자를 내며 힘든 풍파를 겪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과 손잡고 3조원 규모 청라지구 복합개발단지 프로젝트 참여와 대구의 대형 복합 상가 시공을 맡았다가 많은 손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자’는 심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단기간에 키우는 것도 좋지만 조금 늦더라도 정직하게 운영했기 때문에 고비를 넘어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건설 불경기에는 이익에 앞서 손실을 보지 않는 것과 손해가 나더라도 예견되는 위험성이 회사가 견딜 만한 수준이 아니다 판단되면 그냥 털어버리는 게 중요합니다.

서희건설은 주택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을 많이 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금은 그동안 집중했던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결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2년 2,270억 원, 2013년 5,430억 원, 2014년 6,470억 원으로 수주액이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조를 넘어섰습니다.

[리더스인터뷰] “하나님 은혜로 매출 1조 원 건설업체 세웠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Q.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늘면서 문제점도 잇따르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은?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우후죽순으로 번지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부 시공사나 조합, 업무대행사의 잘못으로 사업이 무산되는 사업장들이 생겨나면서 지역주택조합 가입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이죠. 이로 인해 지역주택조합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건실한 시공사 입장에서는 억울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서희건설은 ‘내 집 장만의 꿈을 실현시켜준다’는 근본 취지를 살려 사업의 빠른 진행과 안정성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의 법적요건으로는 조합원의 50% 이상만 모집하면 사업승인이 가능하여 착공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희건설은 80% 이상 조합원 모집 후 착공에 들어가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사업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토지확보부터 시공까지 꼼꼼하게 관리를 한다고 자부합니다. 토지작업과 인허가 등에 문제는 없는지 사전에 철저히 검증한 사업에만 참여해 리스크를 최소화합니다.


Q. 최근 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 자격을 강화시키는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지역주택조합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주택법 개정안과 같은 안전장치를 통해 조금 더 안정적으로 지역주택조합사업들이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조합업무 대행자를 시공자나 주택건설 등록사업자,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등으로 제한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돼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시공사가 조합업무 대행을 직접 할 수 있기에 책임감도 느낍니다. 올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시장은 위축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Q. 주택사업과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은?

기존에 주택 노후화에 따른 도시정비사업과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기업형 임대주택사업(뉴스테이) 등으로 사업의 폭을 넓혀 나갈 것입니다.

선진국 사례나 주거 트렌드의 변화, 높은 전세가율로 볼 때 임대주택사업은 활성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 시공, 임대관리까지 전 단계를 포괄하는 뉴스테이를 사업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최초의 기업형 임대사업인 인천 도화지구 내 ‘누구나 집’ 사업경험을 기반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4차 공모에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또한 정부의 대규모 택지와 신도시개발 잠정중단,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연한 단축 등의 영향으로 향후 도시정비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기존 주택 노후화에 따른 시장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미리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준비해 왔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1,891세대의 남양주 진주아파트 재건축사업과 올해 1월에는 2,586세대 3,876억 원 규모의 '청주 사모1구역' 대규모 주택 재개발사업을 수주했습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3,690세대의 일산2재정비촉진구역을 수주해 뉴스테이 연계형 방식으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6월엔 1,648억 원 규모의 '남양주 도곡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리더스인터뷰] “하나님 은혜로 매출 1조 원 건설업체 세웠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Q. 직접 책을 쓰셨는데, 솔직한 신앙 간증 같단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을 쓴 계기는?

제 힘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큰 기업을 경영하게 됐음을 강조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널리 알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만약 제가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 힘든 세월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고 숱한 좌절로 인해 제 삶은 끝났을 것입니다. 저의 신앙 체험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이 책이 단 한 사람의 영혼이라도 신앙의 길로 이끄는 촉매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혼 구원을 기도하는 심정으로 책을 썼습니다.


Q. 신앙 체험이 실렸습니다. 역경이 닥쳤을 때 신을 원망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고난과 고통의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했고 하나님께서 많이 들어주셨습니다. 하지만 항상 다 들어주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원망도 했고 불평도 했고 도와 달라며 생떼도 부렸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참고 견디고 감사만 한다면 사람이 아니겠죠. 연약한 인간이기에 전능하신 하나님께 왜 도와주시지 않느냐고 불평도 하고 원망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저를 도와 주셨기에 오늘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무서운 분이 아니고 모든 것을 다 용서해 주시고 받아주시는 참으로 좋은 분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삶은 누구나 힘든 것입니다. 이 세상에 행복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나만 불행하고 남들은 다 행복해 보이지만,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다 불행하고 고통스럽지요. 인간은 다 불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을 찾는데, 이 세상의 모든 신은 자신에게 잘 해야 복을 받고 행복해진다고 주장하며 “바쳐라!”, “충성해라!”를 강요합니다. 이런 교리에 맞추려는 신자들은 힘들어 하게 되며 심지어 기독교에도 이런 사고에 빠져 있는 교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오직 내가 잘하고 못하는 게 축복의 척도가 될 수 없습니다. 오직 우리는 하나님께 의지하여 구하고 주실 때까지 구하기도 하고 못 견디겠으면 부르짖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에 대해서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감고 조용히 꿇어 앉아 말하는 것만 기도라 생각하는데 저는 24시간 하나님과 대화하면서 질문하고 답도 듣고 하는 삶 자체가 기도라고 봅니다. 이 책을 통해서 한 영혼이라도 신앙생활에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고, 기도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은혜를 체험하시길 소망합니다.

모든 사람이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며 늘 감사하고, 그분을 믿고 대화하면서 힘든 세상을 이겨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출판하게 됐습니다.


Q. 경영자로서 가치관은?

하나님의 뜻인 사랑을 실천하며 임직원, 협력사 간에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서로 조금씩 양보했기 때문에 하나님께 복을 받았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은 양보하는 자를 사랑하십니다. 양보하는 것이 당시에는 손해 보는 것 같고 빼앗기는 것 같지만, 내가 조금 양보하면 큰 것이 돌아온다는 진리를 깨닫고 살았으며 제 자식들에게도 그렇게 교육시켜 왔습니다.

성경 인물 중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게 거주할 땅의 선택권을 양보했고, 롯이 아브라함을 떠난 후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보이는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며 복을 주셨습니다.

사업을 하는 것은 수많은 형태의 ‘동업’입니다. 나와 직원, 거래처, 또한 매일매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전부 동업입니다. 동업이 성공하려면 한 쪽이 먼저 양보를 해야 합니다. 저는 항상 양보하는 쪽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5대5의 동업관계 속에서 제가 5를 차지하면 상대방은 제가 6을 챙겼다고 생각하며 억울한 마음에 동업은 깨지고 맙니다. 하지만 제가 4를 가지면 상대방은 제가 5를 가졌다는 생각에 동업은 지속되고 이 관계가 발전하다 보면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제가 먼저 양보할 때 능력 있는 직원이 제 밑에 있게 되고, 공사수주도 공사비를 남보다 싸게 해서 잘 지어야 서희건설에 공사를 맡기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직원의 입장에서도 회사를 위해 먼저 헌신하면 회사가 크게 보상하게 될 것입니다. 상사와 부하직원간에도 서로 양보하고, 나아가 이 사회의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에게, 권력을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먼저 양보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승자의 아량은 겸손이 되고 미덕이 됩니다. 우리나라가 서로 먼저 양보해서 축복받는 나라가 됐으면 합니다.

[YTN PLUS] 진행 이윤지 앵커, 취재 공영주‧강승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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