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닷가 산책] 새만금 방조제, 지평선과 수평선이 교차하는 곳

[가을 바닷가 산책] 새만금 방조제, 지평선과 수평선이 교차하는 곳

2016.11.17.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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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닷가 산책] 새만금 방조제, 지평선과 수평선이 교차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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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새만금 방조제에 서서 머리가 복잡하다면 91년 11월에 첫 삽을 뜬 후 논란을 거듭한 이 사업의 과거를 떠올려서 일 것이다. 아니면 정치권의 논리로 표류하는 이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어디선가 얘기를 들었기 때문일수도 있다.

바다위에 방조제를 놓았으니 그 의도야 너무도 명백한 간척사업일 테지만, 갯벌 등의 환경파괴에 대한 반대 여론에 뒤이어 완공 된 후의 사용 방법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아니 완공으로 언제 어떻게 가느냐도 문제다.

[가을 바닷가 산책] 새만금 방조제, 지평선과 수평선이 교차하는 곳

새만금 사업은 출발부터 정치적이었기 때문이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그리고 여느 지역의 국책사업과 마찬가지로 선거때마다 후보 들에 의해 말이 달라졌다.

2010년 18년 5개월의 공사로 완공된 이 방조제는 총 33.9km의 길이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국토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의 자위더르 방조제보다 1.4 km 더 길다.

[가을 바닷가 산책] 새만금 방조제, 지평선과 수평선이 교차하는 곳

처음 와서 바라보면 압도적이다. 이게 무슨 풍경인가 싶다. 다리도 아니고 바다 한가운데에 둑을 쌓고 길을 낸 것이다.

[가을 바닷가 산책] 새만금 방조제, 지평선과 수평선이 교차하는 곳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지평선은 물론 아니지만, 새만금 방조제 위에 서면 수평선과 지평선이 한눈에 보이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래서 이곳은 바닷길 산책이라기보단 바다위 드라이브 코스가 더 어울려 보인다.

지평선과 수평선은 걸어서 산책하기엔 너무 멀리 있는 이미지 아닌가.

[가을 바닷가 산책] 새만금 방조제, 지평선과 수평선이 교차하는 곳

지평선으로 착각이 들 정도의 쭉 뻗은 방조제 위 도로를 쳐다보면 인간이 가진 능력에 감탄사가 나오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마음만 먹으면 인간이 지구에서만큼은 못할게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방조제 규모가 워낙 엄청나서 군산 앞바다의 섬들조차 인공섬으로 보인다.

평일인 탓도 있지만 차량통행도 거의 없어 적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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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둘러보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새만금이 어떻게 변화될지 전혀 짐작도 할 수 없다.

그건 정권이 바뀔때마다 새만금에 대한 정책도 달라져서, 선장도 없이 어디로 향해갈지 모르는 바다 위 거대한 선박이 된 형국이기 때문이다.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사업이 진행됐고, 이미 투입된 국가 예산만 6조 7천억을 넘어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립예정 부지의 20% 정도만 진행된 상태.

처음 와본 입장에선 끝도 없이 길게 느껴지는 방조제 위를 지나면 뭐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기분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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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로 향해 갈지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이제 관광산업과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아니 이미 큰 뼈대로서의 그림은 그려진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에 카지노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 모두 황무지에서 일궈낸 최대의 관광도시이기 때문이다.

[가을 바닷가 산책] 새만금 방조제, 지평선과 수평선이 교차하는 곳

변하는 세상을 느끼기에 새만금만한 장소도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새만금 방조제는 그 관문과도 같은 곳, 지금 남겨놓은 사진 한 장 조차도 멀지 않은 미래에 새만금의 과거 자료 사진이 될 것만 같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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