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2015.12.10. 오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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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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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신라의 밤이여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어온다
지나가는 나그네야 걸음을 멈추어라

- 신라의 달밤, 현인-

가수 현인이 이 곡을 취입한 해가 1949년.

[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노래가 불리던 시절의 불국사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위 사진은 일제에 의해 복원도 되지 않은 1900년 초의 사진이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불국사의 모습은 지난 1973년 복원된 모습이다.

천년이 훌쩍 넘는 역사적인 고찰로써 각 시대의 소소한 복원조차도 작은 역사일 뿐이지만, 불국사의 가장 큰 훼손은 임진왜란이었고, 1973년 이전에 마지막 대대적인 공사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에 이뤄진 것은 아이러니할 뿐이다. 그리고 이 공사가 남긴 상처도 적지 않다.

◆ 다보탑의 사라진 사자상

[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1925년경에 일본인들이 탑을 완전히 해체, 보수하였는데, 이에 관한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또한 탑 속에 두었을 사리와 사리장치, 그 밖의 유물들이 이 과정에서 모두 사라져버려 그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보탑의 원형을 우리는 알수 없다는 뜻이리라.

더 슬픈 역사는 기단의 돌계단에 놓여있던 돌사자상.
돌사자 가운데 세마리가 일제에 의해 약탈되어, 이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아직까지 그 행방을 알 수가 없으며, 현재 한마리의 돌사자가 남아있다.
이중 한마리는 대영박물관, 두마리는 일본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설가 현진건은 1929년 칼럼을 통해 "돌사자 두 마리는 도쿄 모 요리점의 손에 들어갔다 하나 숨기고 내어놓지 않아 사실 진상을 알 길이 없고" 라고 쓰고 있다.

돌사자 한마리가 놓여있는 위치조차도 2012년까지 틀린 곳이었다.

문화재 환수 전문가라 불리는 혜문스님은 "남은 돌사자상은 입 부위가 파손돼 안훔쳐갔는데 이상한건 이 돌사자가 (탑의) 가운데 있다는 것이다. 훔쳐간걸 들킬까봐 그랬다는 말도 있고 멋대로 위치를 바꿔놓은거다. 강력하게 (문화재청에) 항의했다. 돌사자가 하나라 이상하게 보여도 바로 이것이 일본이 조선에서 행한 야만적 행위의 증거로 삼는 교육가치로 활용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강조한 바 있다.

임진왜란에 패한 일본이 많은 조선인들을 노예로 끌고 간 것은 주지의 역사이다.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상 역시 마찬가지다.

역사는 이렇게 되풀이된다.

◆ 석가탑의 슬픈 전설

[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불국사 3층석탑인 석가탑은 3년여만에 복원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내년 봄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균열에 의한 해체수리 작업이 끝나는 셈이다.

그 특유의 비례와 균형으로 탑 예술의 완성이라는 찬사까지 들었던 석가탑이지만 탑의 상륜부는 16세기 이전에 낙뢰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1973년 동시대 탑의 머리장식을 본따서 복원한바 있다.

[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당시 원형을 알수 없는 상륜부를 복원하느냐 마느냐로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 탑은 ‘무영탑(無影塔:그림자가 비치지 않는 탑)’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여기에는 석가탑을 지은 백제의 석공 아사달을 아내인 아사녀가 찾아왔지만 결국 기다림에 지쳐 연못에 몸을 던진 슬픈 전설이 있다.
탑 그림자가 연못에 비치는 날 남편을 만날 수 있다는 말만 듣다가 결국 아무리 기다려도 탑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던 것.

[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10년에 한번 불국사는 우연의 일치처럼 내 삶의 한 단락들을 함께 했다.

네번째 이번 여행은 분명히 지난 번과는 다른 답사였다.

[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이번엔 경주시청 직원인 사촌과 함께 했다.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그는 오늘을 어떻게 기억할까.

같은 장소, 달라진 사람들만 연신 셔터를 누르며 추억을 쌓아간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뒤로 걷는 여행, 불국사②] 다보탑의 '잡혀간 사자들'

TRAVEL TIP= 불국사가 처음인 여행객들은 스케쥴을 조정하자. 본문에도 있듯이 석가탑의 공개가 다음달로 임박했다.

제주에 중문이 있다면 경주에는 보문단지가 있다. 호텔과 놀이시설등이 집결되어 있다.

온천과 효도관광에도 경주 만한 곳이 별로 없다. 호텔에 식상하다면 펜션을 찾아보자.

온갖 콘셉의 펜션이 펼쳐져 있다. 괜히 관광1번지가 아니다.

황남빵으로 대표되는 전통 빵과, 한우, 한식정식등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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