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관광의 현주소, 백제의 숨결 부여를 찾아서②

역사 관광의 현주소, 백제의 숨결 부여를 찾아서②

2015.11.06. 오전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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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관광의 현주소, 백제의 숨결 부여를 찾아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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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도읍지였던 서울, 신라의 경주 등 고도(古都)들은 다른 도시에 비해 지역적인 특징이 있다. 과거 역사 유적과 도시의 성장세가 한데 어우러져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 빌딩숲 사이로 보이는 서울의 고궁과 아파트를 뒤로 끼고 있는 경주의 대릉원은 고도의 이색적인 공간적 특징이다.

하지만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인 부여는 서울, 경주 등 여타의 고도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심인 서울과 오래전부터 대표적 관광명소였던 경주와는 사뭇 다른 도시 발전 역사를 가졌다. 철도 노선도 지나지 않고 고속도로도 빗겨 가는 전형적인 중소도시의 자태 속에서 곳곳의 백제 유적이 자리하는 이색적인 고도다.

이런 부여가 관광산업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기존 유적지에 테마와 스토리텔링을 접목하고 대규모의 역사단지를 조성한 부여의 관광문화 강화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까지 이어졌다.

◆ 서동요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궁남지

역사 관광의 현주소, 백제의 숨결 부여를 찾아서②

궁남지는 기존에는 ‘서동요’의 주인공인 백제 무왕의 전설이 그저 옛 백제 유산을 소개하는 배경 이야기의 하나로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러브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캐릭터화 해 적극적인 관광마케팅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부여의 관광산업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음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은 궁남지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으로 꼽히는 궁남지는 화려하지 않지만 차분하고 멋스러운 ‘백제 스타일(?)’의 진수를 보여준다.

역사 관광의 현주소, 백제의 숨결 부여를 찾아서②

수양버들이 늘어져 있는 연못 외곽길은 사랑하는 사람과 걷기 좋은 산책로 역할을 한다. 여름에는 풍부하게 피어오르는 연꽃이 남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연못 중심에 세워진 정자와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그윽한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부여백제문화단지

역사 관광의 현주소, 백제의 숨결 부여를 찾아서②

부여읍 외곽인 규암면에 위치한 부여백제문화단지는 17년간의 공사기간을 걸쳐 지난 2010년 완성, 백제 문화 관광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곳이다. 지역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이곳은 오랜 건립 기간만큼이나 공들여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

부여백제문화단지는 기존 역사 유적지 위에 건립하는 방법 대신 부여읍 외곽 멀찌감치에 따로 조성해 문화재 훼손 가능성의 여지를 사전에 방지했다. 또 역사적 고증에 따라 현재 터로만 남아있는 옛 궁궐을 복원해 관광의 기능은 물론 드라마 촬영지 등의 활용성을 높였다.

역사 관광의 현주소, 백제의 숨결 부여를 찾아서②

이곳은 광활한 부지에 계획적으로 건설돼 과거 백제의 위용을 실감케 한다. 벽돌 하나하나까지 연꽃문양이 들어간 디테일의 형식미가 일품인 사비성과 터로만 남아있는 능사 5층 목탑의 웅장함 등 상상으로 그려봤던 백제의 건축물을 눈앞에서 보는 즐거움을 준다.

부여백제문화단지는 그동안 여타 고도에 비해 눈에 띄지 못했던 부여의 역사 관광 콘텐츠가 최근 크게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 유네스코 등재와 맞물려 백제 역사 관광에 중요한 구심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트레블라이프 김윤겸 gemi@travellife.co.kr

TRAVEL TIP: 궁남지에 들렀다면 인근 식당에서 연잎밥을 먹어 보길 권한다. 연잎을 감싸 찌어낸 밥에서 나는 특유의 향은 입맛을 돋운다. 또 한정식 못지않게 다양하게 내놓는 각종 반찬들은 먹는 즐거움을 높여준다.

부여백제문화단지는 규모가 큰 편이므로 꽤 오랜 관람시간을 두고 보는 것이 좋다. 사비궁과 능사는 물론 옛 서민의 삶의 터를 재현한 생활문화마을과 안쪽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위례성 등을 모두 둘러보려면 최소 두세 시간 정도는 잡아야 충분히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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