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라"는 말 대신…"너희가 나의 꽃이다"

"공부하라"는 말 대신…"너희가 나의 꽃이다"

2016.05.09. 오후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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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라"는 말 대신…"너희가 나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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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BOOK] 나는 이 아이들의 등대인가, 이경석 지음, 소금나무, 2016

우리나라 공교육 실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붕괴’를 떠올릴 것이다. 특히 흔들리는 교권은 무너져 가는 학교를 상징한다.

최근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를 구타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성적지상주의, 입시위주 교육이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꼽혔다.

교권 추락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 책은 30년 가까이 교직생활을 해온 현직 교장의 현장 보고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저자인 이경석 교장은 매일 아침 7시30분, 등교하는 학생들을 포옹과 하이파이브로 맞이하는 교문지기로 유명하다. “나는 과연 이 아이들의 등대인가?”라고 자문하는 그의 첫 문장이 인상적이다.

교장실을 찾는 학생은 게임으로 내기를 하고, 담배를 피우다 걸린 학생은 교장 선생님이 내민 무화과를 먹으며 소통을 한다.

저자는 1989년 인천 대건고등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출발한 이후 2014년 3월부터 목포 문태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1등이 되라”는 잔소리 대신 “네 인생의 주인공이 되라”고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성적 지상주의가 최고의 가치로 떠오른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저자의 철학이 학생들에게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교사와 제자의 진정한 대화가 어려운 소통부재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무거운 교육 해법서가 아니라, 평범한 교사가 학생들과 나눈 일상을 진솔하게 드러낸 일기장 같다.

“교육을 한다면서 아이들 마음속에 있는 신(神)적인 작품을 발견하기보다 어른들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도 담겼다.

또한 저자는 앞서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열등감, 달리지 않으면 잡힌다는 강박감이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고, 그것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학습되어 왔다고 자성한다.

“점수 하나의 잣대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것은 잔인한 짓입니다. 줄만 세우다 뿐이겠습니까? 놀리기도 하고, 면박을 주기도 합니다. 이는 자칫하면 아이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다양한 빛깔을 없애는 것입니다.”

이 책은 참스승이 되고 싶은 교사, 학교에 불신을 갖는 학부모, 공교육이 무너졌다며 통탄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공부하라"는 말 대신…"너희가 나의 꽃이다"

YTN PLUS (healthpluslife@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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