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만나다] 행복과 공존의 가치를 찾는 여정,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

[책을 만나다] 행복과 공존의 가치를 찾는 여정,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

2015.05.07. 오후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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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다] 행복과 공존의 가치를 찾는 여정,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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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다, YTN PLUS & BOOK] 행복과 공존의 가치를 찾는 여정,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알에이치코리아 펴냄, 2015)

“페루를 거쳐 르완다까지 1년을 개발도상국에서 보내며 여러분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한마디로 ‘국민적 자부심’입니다. 공존과 화해, 양보와 배려의 세상은 우리보다 뒤쳐진 나라에게 나누어주고 베풀며 스스로 고양되는 국민적 자부심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습니다.”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르완다 키갈리 일기>, p.303

최근 4.29 재·보궐선거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이름이 부쩍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호남 유권자가 많아 27년간 야권 텃밭이라 불리면서 선거 내내 초미의 관심사였던 서울 관악을 지역을 승리로 이끈 1등 공신으로 그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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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영국 유학을 가고 중국에 머무르기도 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두던 오 전 시장은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다시 정계로 복귀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시점에 출간된 그의 책은 단연 주목의 대상이다.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완구 전 총리 사임 이후 여권일각에서는 ‘오세훈 총리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 전 시장도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지만 아직 공론화하기에는 이르다”라며 싫지 않은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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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에 출간한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고속성장이 물질에서 뿐 아니라 ‘정신과 가치’ 면에서도 성취되어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객관적으로는 우리가 개발도상국보다 더 행복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경쟁적이고 성취지향적인 사회 속에서 느끼는 상대적 발탈감이 커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 중장기 자문단의 일원이 되어 중남미 페루와 동아프리카 르완다로 떠난 것은 서울시장직 사퇴 후 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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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활동하면서 매일 쓴 일기를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라는 제목 아래 ‘페루 리마 일기’와 ‘르완다 키갈리 일기’, 두 권의 책으로 펴냈다.

‘당신은 행복합니까’, ‘이제 우리사회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라는 원론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저자의 여정을 잘 녹여낸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오 전 시장은 서문을 통해 “가르치면서 배우고, 베풀면 얻는 법”이라고 했다. 각 나라의 수도 시청에서 시정 자문관으로 지내면서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배우고 얻었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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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구체적으로 기록된 날짜, 생생한 체험담, 현지에서 찍은 수많은 사진 등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저자가 얼마나 가감 없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자 노력했는지,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하고 고민했는지 알 수 있다.

코이카 직원들과 작은 집을 빌려 지내면서 직접 음식을 해 먹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현지 식당을 이용하면서 개발도상국의 빈부격차, 환경오염, 치안 문제들을 피부로 느꼈다. 초보 자문단으로서 겪은 일상에서부터 두 국가의 시장 가치와 실상, 봉사와 나눔에 대해 자세히 실었고 개발도상국 진출로 우리나라 경제의 파이를 키워 복지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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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시장은 각종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이뤄가는 페루를 최적의 글로벌 사업파트너로 추천한다. 불과 20년 전 일어난 집단학살의 상처를 딛고 일어나 90퍼센트 다수 종족과 화합해 재기를 모색 중인 르완다 대통령의 리더십에 감탄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개도국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미래가 곧 현재의 한국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한국은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돋움했다.

오 전 시장이 걸어온 길은 이런 한국의 모습과 닮아있다. 어린 시절 어떻게 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했던 저자는 이제 한 나라를 대표해 국제적으로 행정적인 도움을 주는 위치에 있다.

저자는 개도국의 가능성을 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도 고민한다. "우리 청년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국내에서 취업용 이력서 수십 장을 쓰며 연소시키도록 할 것이 아니라,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장려해야 한다. (중략) 관료적 발상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연간 1만 명 이상의 젊은이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겠다는 도전적 목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 - 르완다 키갈리 일기>, p.177

오 전 시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꼭 고액 연봉이나 사내 복지가 보장되는 중견기업, 대기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책을 만나다] 행복과 공존의 가치를 찾는 여정,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

코이카 자문단 활동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는 그는 “우리의 현재가 그들의 미래”라며 “명예와 지위, 돈을 모두 얻었다 해도 보람과 가치가 빠지면 쓸모없고 권태로운 소유임을 깨달았다”고 회고한다.

오세훈 전 시장은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후 법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 26회 사법시험 합격한 뒤 헌법상 환경권이 실질적인 권리로 인정받은 국내 최초의 아파트 일조권 소송을 승소로 이끌었다.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한 그는 2000년 제 16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제 33대‧34대 서울시장으로 활동했다. 재임시절 서울시 사상 최고의 청렴도, 일자리 창출, 대기질 개선 등의 기록을 남겼다. 서울시장 퇴임 후에는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를 지냈다.

2013년 1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코이카 자문단에 지원해 페루의 수도 리마와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 머물렀다. 각 나라에서 환경, 도시행정, 법률 분야에 대해 자문하면서 겪은 인생수업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힘쓰고 있다.

[책을 만나다] 행복과 공존의 가치를 찾는 여정, <오세훈, 길을 떠나 다시 배우다>

오 전 시장은 책을 통해 자신의 비전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나라가 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글 공영주, 금창호 / 사진 정원호, RH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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