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거점 국립대병원에서 의사가 없어 신장 이식을 못하다니...

단독 거점 국립대병원에서 의사가 없어 신장 이식을 못하다니...

2022.05.06. 오전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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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청권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인 충남대학교병원이 신장 장기이식 의료기관에서 제외됐습니다.

이유가 참 어이없는데요.

신장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한 명도 없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당장 환자에게 맞는 신장이 확보돼도 해당 병원에서는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양동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만성 신부전증으로 7년째 투병 중인 A 씨.

지난 3월 투석 치료를 받으러 대전에 있는 충남대학교병원에 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분간 신장 이식 수술을 할 수 없게 됐다는 통보를 받은 겁니다.

[A 씨 : 대전 중부권 가장 큰 병원에서 3월 1일부터 당분간 장기 이식 수술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저희 투석 환자들한테, 장기 이식 대기자들한테.]

알아보니 현재 병원에 신장 이식 수술이 가능한 외과 의사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충남대병원에는 신장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 의사가 두 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명이 지난 3월 연수를 떠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머지 한 명도 퇴직했습니다.

장기 이식 수술을 하려는 의료기관은 적절한 시설, 장비, 인력을 갖추고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장기이식의료기관으로 지정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충남대병원이 인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자연히 보건복지부가 신장 이식 수술을 못 하게 조치한 겁니다.

충남대병원은 빠른 정상화를 위해 외과의를 모집하고 있으며, 환자가 원할 경우 다른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 : 외과 교수님을 모시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요. (충남대) 세종 병원에 혈관외과 교수님이 한 분 계신데 가능하면 그분을 9월 내지는 조금 더 빠르면 7월까지 모셔서 (빈자리를 메울 계획입니다.)]

하지만 매주 수차례 투석을 받아야 하는 만성 신부전증 환자들에게 치료기관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충남대병원에 남기로 한다면 환자에게 맞는 신장이 확보되더라도 수술을 받지 못해서 이식 순서가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뇌사자가 발생했을 때 해당 병원 환자가 신장 2개 중 1개를 먼저 이식받을 수 있는 우선권도 사라졌습니다.

[A 씨 : 작년 겨울부터 이식 준비를 하라고 세 번씩 연락이 왔었어요. 저는 올 초가을에는 이식 수술을 했을 거예요 분명히. 그런데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바람에….]

충남대병원은 서둘러 이식 자격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피를 말리며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은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으로서 대처가 적절했는지 묻고 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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