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정문 공사부터 아버지 채용까지...사립대 총장 일가의 비리

수상한 정문 공사부터 아버지 채용까지...사립대 총장 일가의 비리

2021.12.01. 오후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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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어제오늘 강원과 경기지역에 캠퍼스를 둔 한 사립대학의 비위를 최근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이해할 수 없는 학교 시설 공사부터 총장일가의 비정상적인 학교 운영까지,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홍성욱 기자!

[기자]
네, 강원취재본부입니다.

[앵커]
먼저 단독 보도한 대학교 정문 공사부터 다시 살펴보죠.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강원도 고성과 원주, 경기도 양주에 캠퍼스를 둔 경동대학교입니다.

문제가 된 정문 공사는 경기도 양주와 원주 캠퍼스 정문인데요.

지난 2017년, 2019년 각각 만들어졌습니다.

화면으로도 알 수 있듯이 두 곳의 정문, 크기와 모양, 높이까지 똑같습니다.

설계 도면이 같고, 같은 업체가 같은 자재를 사용해 만들었는데, 문제는 공사비입니다.

4억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유는 업체의 자재 부풀리기로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업체의 이런 뻥튀기 계약을 학교 측은 아무 의심 없이 인정했고, 공사비까지 전액 지급했다는 겁니다.

경찰은 업체가 받은 공사비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데요.

과도하게 지급된 공사비 일부가 대학이나 총장 일가 쪽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앵커]
경동대학교의 이상한 정문 공사, 어떻게 확인한 건가요?

[기자]
사실 이런 문제는 경동대학교 종합 감사 자료에 나와 있습니다.

지난 6월 교육부가 감사 결과를 상세히 공개했는데요.

무려 120페이지가 넘는 자료입니다.

정문 공사 외에도 제기된 문제가 한둘이 아닙니다.

무려 43개 항목인데, 그건 잠시 뒤에 다시 설명하고 정문 공사 확인 과정을 말씀드리면요.

정문 공사 관련 감사 결과는 전체 129페이지 자료에서 가장 뒤쪽인 122페이지에 나와 있었습니다.

감사 자료가 워낙 방대하다 보니, 모든 자료를 살펴보고 현장에서 확인했던 언론사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문 공사 관련해서 이상한 점이 더 있죠? 총장 소유 토지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현장 취재를 하니 강원도 원주 캠퍼스의 경우, 새로 생긴 정문을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존에 다른 정문이 있었고, 기숙사에 살지 않는 학생들은 대부분 셔틀버스를 타고 등·하교합니다.

그런데 새로 설치된 정문 앞 도로 하나를 건너는 곳에 있는 토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농사를 지은 것으로 보이지 않은 밭이었는데요.

최근 땅 관련해서 문제가 너무 많다 보니 토지 소유주가 누구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등기부 등본을 떼 보니 전성용 경동대 총장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땅은 3,200㎡ 밭으로 등기돼 있었고, 지난 2011년 전 총장이 3억1500만 원에 샀습니다.

땅을 사고 의도적으로 그곳에 학교 정문을 낸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 석연치 않은 부분이기는 합니다.

[앵커]
교육부 감사 결과 지적된 문제가 한둘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또 어떤 문제가 있었습니까?

[기자]
감사를 통해 지적받은 사안이 모두 43건입니다.

너무 많으니,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것만 추려 설명하겠습니다.

전성용 총장, 지난 2014년에 대학 설립자인 자신의 아버지를 경동 아카데미라는 부속기관 총재로 임용해달라고 이사회에 요청합니다.

이사회는 의결 없이 연봉 2억2천만 원 계약을 체결하는데, 채용 공고나 서류 심사 면접 등 정식 임용 절차도 없었습니다.

계약 체결 이후 한 달 후에야 기타 안건으로 이 사안을 이사회에 상정한 게 전부입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학교 법인 이사장이 전 총장의 어머니이자, 설립자의 아내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총장의 아버지, 즉 설립자는 수당도 쏠쏠히 챙겨갔습니다.

각종 직책을 맡아 특수업무수당 7천만 원, 보육교사교육원장직을 맡아 5,200만 원, 대학발전위원회 상근위원장으로 위촉돼 수당 4,300만 원도 받았습니다.

[앵커]
총장 관련 지적 사항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총장은 잦은 해외 출장과 해외 체류가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복무처리 없이 16차례에 걸쳐 349일 동안 미국에 체류했습니다.

특히 100박 101일 미국 출장 계를 내기도 했는데 정해진 출장 기간에서 한 달 넘게 지난 뒤에나 학교에 복귀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대학 측은 학생들의 해외 취업과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총장이 발로 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경동대학교 관계자 : 호주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이런 쪽 해외취업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거든요. 오죽하면 몇 년 전에 저런 기사가 나왔어요. 운동화 신고 뛰는 총장….]

[앵커]
교육부 감사 지적 사항에 대한 대학 측 다른 해명은 듣지 못했습니까?

[기자]
정문 공사부터 총장 아버지 채용, 수당 지급 등과 관련해 해명을 듣기 위해 대학을 두 차례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소송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답을 피했습니다.

교육부는 감사결과 처분으로 부당 지급된 돈을 회수하고 총장을 해임할 것 등을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측이 법원에 징계 취소 가처분 신청을 했고, 최근 법원이 이를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별개로 배임과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팀에서 이미 총장 집무실 등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관련자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수사의 범위가 방대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원취재본부에서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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