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약성분 약 잘못 지어준 국립대병원 "간혹 실수가..."

단독 마약성분 약 잘못 지어준 국립대병원 "간혹 실수가..."

2021.04.20. 오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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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약국에서 처방과 다르게 약 용량 조제
발작 증상 완화 위한 향정신성의약품 조제 오류
투여 전 보호자가 발견…2달 뒤 같은 오류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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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부권 거점 국립의료기관인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처방전과 다른 용량의 약을 중증 장애인에게 연거푸 조제 해 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의사가 추가로 입력한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시스템 문제였는데, 얼마나 많은 조제 오류가 있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문석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뇌병변 1급 장애에 뇌전증(간질)까지 앓는 7살 은총이.

발작을 막기 위해서는 9가지 약을 12시간 마다 먹어야 합니다.

대학병원 내 약국에서 매달 한 달 치 약을 처방받아오는데, 지난 2월 약 하나가 잘못 지어진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발작 증상을 완화시키는 디아제팜이라는 약으로,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이었습니다.

아침에 2mg, 저녁에 그 두 배인 4mg을 투여하라는 처방과 달리 아침과 저녁 약이 똑같이 3mg씩 조제돼 있었습니다.

다행히 약 용량을 외우고 있던 엄마가 아이에게 약을 먹이기 전에 발견했습니다.

더 어처구니없는 건 같은 잘못이 되풀이됐다는 겁니다.

두 달 뒤에 처방받은 약에서도 디아제팜 용량에 똑같이 오류가 확인됐습니다.

[은총이 어머니 :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연속해서 두세 번이 이렇게 걸린다는 건 비단 저희 아이 약에서만 '실수'가 일어났다고 볼 수 없는 확률이잖아요.]

충남대병원은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의사가 입력한 추가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해 벌어진 일인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간혹 실수가 생긴다고 해명했습니다.

병원 측은 처방전과 다른 용량의 약이 조제되지 않도록 처방과 감수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밝혔습니다.

스스로 시스템 문제였다고 했지만, 앞서 다른 환자의 처방 약에서 조제 오류가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제보자는 해당 병원과 원내약국을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문제 제기를 망설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말한 '실수'가 은총이 같은 중증장애인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렵게 용기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은총이 어머니 : 우리는 또 그 약국을 이용해야만 하니까. 그게 정말 제일 슬퍼요.]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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