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따로 몸 따로' 전봉준 동상...친일 작가 논란에 철거

'머리 따로 몸 따로' 전봉준 동상...친일 작가 논란에 철거

2021.02.28. 오전 03:5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전라북도 정읍 황토현 전적지에 있는 전봉준 장군 동상이 34년 만에 철거됩니다.

3·1절을 앞두고 내린 결정인데요.

친일 작가가 만들었던 조각품이라서 역사와 민족에 가하는 2차 가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김민성 기자입니다.

[기자]
1895년 2월 죄인 신분으로 압송되던 전봉준 장군의 사진입니다.

망건도 없이 틀어올린 맨 상투 차림에도 눈빛만큼은 형형히 살아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본떠 서 있는 모습으로 만든 동상은 두고두고 논란거리였습니다.

얼굴과 몸의 조화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백남석 / 정읍시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소장 : 손에는 격문을 들고 혁명을 외치는 모습이지만, 머리는 죄수로 끌려가는 그런 모습이기 때문에 몸과 머리가 부조화된 상태다….]

덧붙여 친일 작가가 만들었다는 오명까지 썼습니다.

문제가 된 전봉준 동상입니다.

뒤편에는 동상 제작자이자 대표적인 친일 조각가인 김경승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1915년 개성에서 태어나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한 김경승.

귀국 후 친일 단체인 조선미술가협회 평의원으로 활동하는 등 선 굵은 친일 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해방 후 서울 남산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상과 부산 용두산공원 내 이순신 장군 동상 등을 만들기도 했지만, 끝내 후대의 평가를 되돌리진 못했습니다.

[김재호 /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 : 역사적으로 단죄받고 청산돼야 할 예술인들이 독립유공자나 동학혁명 지도자 등 여러 조각상을 만든다는 게 사실은 후손과 민족과 역사 앞에 가하는 2차 가해라고 생각합니다.]

정읍시는 김경승이 만든 전봉준 동상을 철거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그 자리에 어떤 조형물을 새로 만들지 문화재청과 대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YTN 김민성[kimms0708@ytn.co.kr]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