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려에 회항한 닥터헬기...50대 가장의 죽음

코로나 우려에 회항한 닥터헬기...50대 가장의 죽음

2021.01.18. 오후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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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홍천군청 50대 공무원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져
원주에 대기 중이던 닥터헬기 출동 후 다시 회항
코로나19 우려 호흡곤란 증상에 회항…구급차로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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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년, 코로나19 때문에 안타까운 일도 무척 많았죠.

이번에 전해드릴 소식도 마찬가지인데요.

심근 경색으로 쓰러진 50대를 구하기 위해 헬기가 출동했지만 태우지 못했고 결국 숨졌습니다.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홍천에 사는 A 씨는 지난해 12월 16일 남편을 먼저 떠나보냈습니다.

50대인 남편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직접 찾아간 홍천 지역 병원에서 남편은 의식을 잃었습니다.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는 심실세동 증상이 나타났고 한시라도 빨리 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때맞춰 원주 세브란스 병원에 대기 중인 닥터헬기가 출발했습니다.

헬기로 가면 10분 이내 도착할 수 있는 거리, 하지만 착륙하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A 씨 : (닥터헬기가) 금방 떠서 금방 날아가서 치료될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다시 전화가 와서 안 된다고, 안된다고 하시는 거예요.]

구급차로 40분을 달려 원주 병원에 도착했지만, 남편은 숨졌습니다.

헬기가 회항한 이유는 급성심근경색에 동반되는 호흡곤란 증상 때문.

[A 씨 : 의료진의 안전상 코로나에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어떠한 환자라도 코로나 관련 증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전혀 태울 수가 없다는 거예요.]

병원 측은 전국 닥터헬기를 관리하는 기관은 국립중앙의료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주 세브란스 병원 관계자 : 국립중앙의료원이에요. 거기서 지침을 내려주면 닥터헬기팀은 그렇게 운영할 수밖에 없어요.]

의료원 측은 코로나 19와 관련한 닥터헬기 운영 지침은 따로 없고 현장 의료진이 판단해 운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 : 닥터헬기는 코로나 환자를 이송할 수 없다는 지침은 만들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거고, 그리고 또 닥터헬기 지침이라는 건요. 현장 상황이 더 중요하고 현장의 의료진들이나 비행진이 (판단합니다.)]

A 씨는 병원과 의료진을 탓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심근경색으로 인한 호흡곤란을 코로나 의심증상으로 보는 건 지나친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A 씨 : 의료진의 노력과 애쓰시는 모습 지금 일 년째 너무 감사하게 여기고 있어요. 이해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의심증상이 있으면 지금처럼 분명히 바로 앞, 직전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일이 생기는 건 너무 억울하잖아요.]

그리고 큰 병원이 없는 시골에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다시 없길 기원했습니다.

[A 씨 : (아이들) 아빠 같은 사례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요. 특히나 이런 대형 상급병원이 없는 지역에, 의료 소외지역의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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