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아파트 산사태...관리 사각지대에서 '와르르'

거제 아파트 산사태...관리 사각지대에서 '와르르'

2020.09.08. 오후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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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어제(7일) 경남 거제의 한 아파트 바로 앞에서 산사태가 났는데요.

긴급 대피했던 주민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산지를 깎고 세운 아파트인데도 산사태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보도에 오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천 톤 정도 되는 토사가 흘러내린 경남 거제 산사태 현장.

부지런히 정리했지만, 여전히 많은 흙과 잔해가 남았습니다.

토사에 묻혔던 자동차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완전히 부서진 모습인데 어떤 차종인지 구분조차 힘듭니다.

산사태 직후 대피한 주민은 200여 명.

대부분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래층에 살던 7세대 16명은 여전히 집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반서윤 / 피해 아파트 주민 : 급하게 몸만 나와서 친정에서 하루 잤거든요. 오늘 왔는데 집이 너무 엉망이고 어떻게 복구가 될지도 모르겠고….]

사고 장소는 산지를 개발해 가파른 축대를 세운 아파트.

하지만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도, 산림청 산사태 취약지역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산림청이 지자체에 제공하는 산사태 위험 예측에도 거제시는 빠졌습니다.

결국, 태풍이 몰고 온 하루 170mm 물 폭탄에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절개된 산이 무너진 겁니다.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두 기관에서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산사태를 예측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두 기관이 합쳐서 대통령 산하 통합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4년 전에도 거제 지역 다른 아파트 뒷산이 무너져 200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습니다.

거제시는 산을 깎아 만든 아파트 78곳을 모두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변광용 / 경남 거제시장 : 그동안 사고가 없고 그래서 위험 지구라고 파악을 하지 않았고 사고가 나면서 진단검사를 통해 제대로 된 복구를 할 예정입니다.]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산사태.

체계적인 산사태 위험 지역 관리가 없다면 같은 사고가 반복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YTN 오태인[otaei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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