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영향...민물 덮친 바다 양식장 '초토화'

긴 장마 영향...민물 덮친 바다 양식장 '초토화'

2020.08.14. 오전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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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출하 앞둔 양식장 홍합 대부분 폐사
경남 남해에서 홍합과 굴 등 5종류 579ha 피해
긴 장마로 민물 유입 많아져 ’빈산소 수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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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긴 장마 피해는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물이 바다로 많이 들어오면서 양식 생물이 산소부족으로 폐사하고 있습니다.

오태인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양식장에서 줄을 끌어올리자 죽은 홍합이 올라옵니다.

알이 서서히 차는 시기지만 속은 텅텅 비어 껍데기만 남았습니다.

지난달 바다에 넣어 올겨울 수확을 앞둔 것들입니다.

씨를 받으려고 기르는 '종패'까지 피해를 봐 내년까지 수확을 못 할 처지입니다.

[이민호 / 홍합 양식 어민 : 한 달도 채 안 돼 이렇게 돼 버리니까 억울하기 이전에 분하다 생각이 듭니다.]

수확 시기인 미더덕도 마찬가지.

그물에 붙어 있어야 하지만 전부 흘러내렸습니다.

[김금수 / 미더덕 양식 어민 : 오만둥이 미더덕이 전부 폐사를 하다 보니 어떻게 살아야 할까 걱정이 됩니다.]

경남에서만 홍합, 미더덕, 굴 등 양식장 579ha가 피해를 봤습니다.

축구장 770여 개 면적으로, 피해 금액만 44억 원이 넘습니다.

양식 생물이 폐사한 이유는 긴 장마로 바닷물에 산소가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민물이 바다로 많이 들어오면서 바다 표층 염도가 낮아지고 아래층과 밀도 차이가 커져 섞이지 못해 경계층이 생긴 겁니다.

결국 아래층에는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물 덩어리인 '빈산소 수괴'가 증가했습니다.

[김영숙 / 국립수산과학원 어장환경과 해양수산연구사 : 진해만 입구를 비롯한 대부분 해역에서 빈산소 수괴가 최고 20m 두께까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예년에 최고 약 10m에 비해서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현상은 불볕더위로 바다 표면층 수온이 올라가도 발생합니다.

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만큼 '빈산소 수괴' 현상이 계속되지는 않을까 양식 어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오태인[otaei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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