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앤팩트] 새엄마 '살인 고의성' 부인...피해자 친동생도 학대당해

[취재앤팩트] 새엄마 '살인 고의성' 부인...피해자 친동생도 학대당해

2020.07.16. 오후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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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측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인식 없어"
"울부짖음·움직임 줄었는데 방치해 고의적 살인"
피고 측 "가방 위에 올라갔지만 뛴 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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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살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넘게 가둬 숨지게 한 새엄마.

많은 시민을 가슴 아프게 하고 분노하게 한 이 사건의 첫 재판이 어제(15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열렸습니다.

법정에서 피고인은 살인의 고의성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재판을 직접 보고 온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문석 기자!

첫 공판에서 새엄마가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어제 재판에서 피고인은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가 직접 법정에도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직접 말을 한 것은 아니었고 변호인을 통해서 전달했습니다.

피해자인 9살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두기는 했지만 사망할 것이라는 인식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를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라든지 상습적으로 아동학대를 한 점은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앞서 검찰이 피고인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면서 여러 증거를 내세우지 않았습니까?

피고 측이 그 내용도 반박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주장했습니까?

[기자]
네, 검찰은 아이가 조그만 가방에 갇혀 숨이 안 쉬어진다고 여러 차례 울부짖었지만 피고가 풀어주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가방 안에 헤어드라이어로 바람을 넣었고, 아이가 든 가방 위에 올라가 여러 차례 뛰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피해자의 움직임이 줄었는데도 방치한 점 등을 볼 때, 고의적인 살인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피고인은 아이를 가방 안에 가두고 7시간 동안 풀어주지 않은 점은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살인의 고의성으로 검찰이 밝힌 공소 내용을 일부 반박했습니다.

가방 위에 올라간 사실은 있지만 두 발이 가방에서 떨어질 정도로 뛴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드라이어기로 가방 안에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공소 내용에 대해서도,

가방 틈으로 피해자 손이 나와서 다시 넣게 하려고 손에 드라이어로 바람을 쐰 게 전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숨진 피해자의 친동생 역시 피고에게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요?

이 내용도 자세히 알려주시죠.

[기자]
네, 어제 재판을 시작하면서 검찰이 피해자의 혐의를 정리했는데요.

거기서 피해자의 친동생 역시 함께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피해자보다 2살 아래로, 지난해 친엄마에게 보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조사 결과 친동생 역시 수차례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를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공혜정 대표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공혜정 /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아이가 그 당시 어렸었고 지금은 트라우마가 심해서 기억하기 싫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맞아서 새끼발가락에 멍이 들었다는 건 뚜렷이 기억을 하고 있고요. 또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하고 있고….]

네, 또 한 번은 나무로 된 매를 피했는데 벽에 구멍이 날 정도로 매를 휘두른 강도가 셌다고 했습니다.

협회 측은 피해자의 동생 역시 6개월간 가해자와 함께 살며 체벌과 학대를 당했지만, 작년에 친모한테 보내져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피고를 엄벌하기 위해서라도, 피해자 동생에 대한 아동학대를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해 함께 기소해달라며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지금까지 충청취재본부에서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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