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수리에 반려견 관리까지...환경미화원 "머슴처럼 살았다"

집 수리에 반려견 관리까지...환경미화원 "머슴처럼 살았다"

2020.06.25. 오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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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와 계약한 생활폐기물 처리 대행업체 대표가 소속 환경미화원들에게 자택 수리를 시키는 등 갑질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업체 대표는 강제로 시키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미화원들은 머슴처럼 살았다고 폭로했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외주 환경미화원 68살 김충성 씨입니다.

전주시 청소용역업체인 A 회사에서 2008년부터 일했습니다.

지난 2014년,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회사의 요청을 덜컥 받아들인 게 지금도 후회스럽습니다.

[김충성 / 외주 환경미화원 : 4급 장애인인 저에게는 솔깃한 제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제안과 달리 (대표) 자택까지 온갖 잡일을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집 안 청소나 정원 관리는 기본, 심지어 서울에 사는 대표 딸의 집에 가서 이틀간 출입문 공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허드렛일에 필요한 자재는 회사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합니다.

논란을 빚은 업체 대표의 집입니다.

일부 직원은 이곳에서 청소와 공사는 물론 반려견의 밥을 주는 등 마치 머슴처럼 살았다고 토로합니다.

이에 대해 업체 대표는 집안일을 강제로 시킨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A 회사 대표 : 제가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그렇게 하는 아저씨였고 편하게 생각하는 아저씨였어요. (법인카드는) 김충성 씨가 (썼습니다). 그거는 저희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 씨 동료들 역시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외주 환경미화원 : 사무실에 오면 그래. '풀 뽑아, 거미줄 치워.' 거미줄 다 치우고. 이런 데 거미줄 많은 여기 청소 싹 시키고 유리창 같은 것. 우리가 도와줄게? 천만의 말씀. 작업 지시를 다 받는 거야.]

환경미화원들은 전주시에 A 회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청소 업무를 시 직영으로 운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전주시는 사실관계를 조사해 규정대로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민성[kimms07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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