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조견 '모란'·'맥', 반려견으로 '제2의 견생'

119구조견 '모란'·'맥', 반려견으로 '제2의 견생'

2019.11.29.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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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난 현장을 누비며 12명의 생명을 구한 119 인명 구조견 2마리가 임무를 마치고 퇴역합니다.

두 마리는 이제 일반에 분양돼 반려견으로서 여생을 살아갑니다.

구수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7년, 조난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가장 먼저 생존자를 찾아낸 건 119 인명 구조견이었습니다.

칠흑처럼 어두운 산자락을 헤쳐 다친 남성을 발견한 것도 인명 구조견 덕분이었습니다.

"괜찮으세요, 어르신?"

주인공은 8살 난 암컷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모란'과 7살 난 수컷 벨지안 말리노이즈 '맥'.

6년여간 산악사고나 붕괴 현장에 240회 이상 투입돼 12명의 생명을 살린 베테랑들입니다.

2017년 종로구 낙원동 상가 붕괴, 지난 7월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 때도 이들이 활약했습니다.

[김하름 / 서울특별시 119특수구조단 소방교 : 육안으로 식별 불가능한 지역을 구조견의 뛰어난 후각으로 그 위치를 발견하고, 큰 소리로 짖어줌으로써 요 구조자의 위치를 구조대원들에게 알려주는….]

모란과 맥이 이제 임무를 모두 마치고 일선에서 퇴역합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규정에 따라 일반에 무상분양하기로 하고, 희망자 신청을 받아 심사에 나섭니다.

희망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견사와 마당이 있어야 하고, 반려견과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양도나 매매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퇴역 구조견이 생명을 다할 때까지 주기적으로 소방당국과 상태를 공유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사냥이나 훈련, 상업 목적으로 분양받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박선기 / 서울특별시 119특수구조단 소방장 : (반려견으로) 돌아가서까지 기존에 받았던 절제된 생활을 하면 구조견의 남은 생이 너무 안타깝잖아요. 견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관리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인명 구조에 견생을 쏟아온 구조견들.

이제 사람에게 마음껏 사랑받는 제2의 견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은 가족 만나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야 돼.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YTN 구수본[soob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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