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2년..."이번 겨울도 차가운 체육관 바닥에서..."

포항 지진 2년..."이번 겨울도 차가운 체육관 바닥에서..."

2019.11.15. 오전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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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96가구·200여 명 2년째 체육관 생활
일부 이재민 "지원책 부실"…체육관 생활 지속
LH 임대 주택 거주민 380여 가구는 기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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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에 지진이 난 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모습과 답보상태에 있는 '지진 특별법'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그렇다면 지진 피해의 중심인 흥해 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이윤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지진이 포항을 덮친 이후, 집을 떠난 A 씨.

임시 대피소인 체육관에서 생활한 지 꼬박 2년이 됐습니다.

체육관 한쪽에서 화초에 물을 주는 게 이제는 익숙하기까지 합니다.

A 씨 같은 이재민 200여 명, 96세대는 아직도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가운데 3분의 2 정도는 이제 LH 임대주택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허성두 / 경북 포항시 지진대책국장 : 실제로 이분들 집이 비가 새고 주거 안정이 될 수 없는지 조사를 해서…. 주거안정심의위원회를 개최해서 62세대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11월이나 12월 중으로 이사를 할 계획이고….]

하지만 포항시가 내놓은 지원책이 못마땅한 이재민도 있습니다.

30여 세대는 차디찬 체육관 바닥에서 세 번째 겨울을 맞을 처지입니다.

[A 씨 / 체육관 거주 이재민 : 현행법이든지 뭐 자꾸 30년 전에 지침 적용해서 안전하다고 하는데…. 억울한 측면이 상당히 많잖아요. 가만히 잘 사는 동네 집 다 이렇게 못 살게 만들어 놓은 거 자체가….]

포항시도 계속 노력하겠다는 말을 반복하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LH 임대 주택에 입주했던 800여 가구 주민도 불안합니다.

임시 거주 기간 2년이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380여 가구는 임대 주택 거주 기간을 2년 더 늘리기로 했지만, 420여 가구는 지원이 끝났습니다.

주거가 불안하니 마음이 편안할 리 없습니다.

일부 주민은 아직도 불안에 떨고 있고, 지진이 오는 꿈을 꾸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소연합니다.

[체육관 거주 이재민 : 지금도 가끔가다 꿈을 꿔요. 지금도…. 지진이 일어나서 막 집에서 이렇게 해서 막 처박히고….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해결 나지 않을 거 같아….]

그나마 이윤을 남기지 않고 짓겠다는 기업이 나타나 1년 전 재개발이 시작됐던 아파트도 비용 문제로 철거가 멈췄습니다.

영세한 주민들은 1억 원이 넘는 분담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공사가 멈춘 겁니다.

지진 충격으로 삶이 무너져 내린 지 꼬박 2년이 지났지만, 주민들에게 남은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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