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금 나눈 우애 좋던 형제의 비극

로또 당첨금 나눈 우애 좋던 형제의 비극

2019.10.14.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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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형제의 비극
빚 허덕이던 형 동생 살해
살인 혐의 형, 구속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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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 있었죠.

형제 사이에 일어난 살인 사건인데요.

취재 기자 연결해서 조금 더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오점곤 기자!

형제 사이에 일어난 살인사건, 참 가슴이 아픈 사건인데요.

우선 사건 개요부터 설명을 들을까요?

[기자]
사건은 지난 금요일 오후 4시 10분쯤 일어났습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58살 형이 49살 동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습니다.

당시 주변에 설치된 CCTV를 보면 시장통에서 남성 2명이 다투는 장면이 나옵니다.

형의 손에는 흉기가 들려있는데 동생을 공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두르는데 흉기에 찔린 동생이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달려와 지혈을 하고 심폐소생술도 해보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동생은 숨졌습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동생 부인과 조카도 당시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동생을 숨지게 한 형은 그 자리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앵커]
형제간 비극은 어떻게 일어난 건가요?

[기자]
결국은 돈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우선 경찰 관계자와 주변 분들의 얘기 들어보고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들어보시죠?

[경찰 관계자 : 로또 당첨이 됐는데 당첨 금액의 일부로 동생 집을 사줬다고 합니다. 형이 사업이 좀 안 되다 보니 동생에게 사 준 집으로 담보 대출을 받은 것 같아요. 대출금에 대한 금융 이자가 밀리다 보니까 동생분이 형이 참지 못할 얘기를 한 것 같아요.]

[주변 상인 : 저 자식(동생)을 죽이려고 자신이 흉기를 가지고 왔다고 그래요. (엄마야. 자기 동생을 죽이려고 왔다고 그래요?) 흉기를 가지고 왔다고….]

[앵커]
그러니까 "로또 당첨금으로 동생 집을 사줬고 나중에 그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는데 그 이자 때문에 다툼이 있었다" 이렇게 정리가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형과 경찰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렇습니다.

형이 수년 전에 로또에 당첨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첨금 가운데 일부를 형제들에게 나눠줬는데 동생에게도 돈을 나눠줬고 동생은 거기에 돈을 보태서 집을 샀다고 합니다.

이후 형은 정읍에서 식당을 열었는데 처음에는 장사가 잘 되다가 갈수록 장사가 잘 안 돼 경영이 악화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형은 자신이 구입 자금을 보태준 동생 집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았는데 4천6백만 원가량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식당이 어렵다 보니까 이자 20여만 원도 연체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은행의 빚 독촉 때문에 동생과 형의 다툼이 잦았다고 합니다.

지난 금요일에도 전화로 그런 다툼이 있었고 험한 말이 오갔고 격분에 형이 전주로 와서 욱하는 마음에 동생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고 합니다.

[앵커]
살인 혐의로 형에게는 구속영장이 신청됐는데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이 신청돼 어제 영장 실질 심사까지 열렸는데요.

결국 어제 오후 늦게 구속됐습니다.

전주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혐의가 소명됐고, 도망 염려가 있다"며 형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결국 로또 당첨금까지 동생에게 나눠 가졌던 우애 좋던 형과 동생의 운명은 한순간에 달라졌는데요.

형은 살인범이 돼서 구치소에 수감되는 처지가 됐고 동생은 차가운 주검으로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전주지국에서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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