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아들 잃은 부모, 애끓는 국민청원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아들 잃은 부모, 애끓는 국민청원

2019.10.08. 오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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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남 아산의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에 치여 어린이가 소중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는 더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나서는 안 된다며 애끓는 사연이 담긴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건널목을 건너던 아이들이 달려오는 차에 치입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11일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9살 김민식 군이 숨졌고, 5살 어린 동생은 다쳤습니다.

인근 놀이터에 갔다가 어머니가 일하는 가게로 돌아오는 길에 안타까운 참변을 당했습니다.

[박초희 / 숨진 김민식 군 어머니 : 다섯 발자국만 나가면 아이 만날 수 있었거든요. 제가 만약 가게 안에 있지 않고 (가게) 앞에 있었다고 하면 제 몸으로 막아서라도 차를 막을 수 있었을 거예요.]

어린이 보호구역은 운전자들이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하도록 규정된 곳입니다.

하지만 사고 현장은 아이들을 보호해줄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건널목입니다.

학교 앞이라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과속 단속 카메라나 신호등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린 아들을 잃은 부모는 다신 이런 슬픔이 없길 바라며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 과속 카메라와 신호등 설치를 의무화하고 사고 시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박초희 / 숨진 김민식 군 어머니 : 최소한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 줘야 아이들이 뛰어놀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른 민식이가 생기질 않길 바랍니다.]

전국의 어린이보호구역은 만6천여 곳.

하지만 현장에 설치된 무인 단속 장비는 7백여 대에 불과합니다.

최근 5년 동안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진 어린이는 31명, 다친 아이는 2천5백 명이 넘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이들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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