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 놔드려야겠어요"

"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 놔드려야겠어요"

2019.07.02. 오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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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지요?

좁은 경비실에서 힘들게 여름을 날 경비원들을 위해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에어컨을 설치하자고 발 벗고 나섰습니다.

취재기자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이라 화면이 거친 점 양해 바랍니다.

이문석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에 플래카드가 붙었습니다.

주민투표 결과 압도적인 찬성으로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모두 경비실 11곳에 이달 안에 시원한 에어컨이 달립니다.

경비실 내부는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습니다.

이렇게 선풍기를 켜놨지만 조금만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로 후텁지근합니다.

[강승수 / 아파트 주민 : 너무 더우니까요, 일단은. 저 땡볕에 열기가 바로 들어오기 때문에…]

지난여름 가마솥 같은 경비실에서 녹초가 됐던 경비원들은 주민들 결정이 그저 반갑고 고맙습니다.

[류영근 / 아파트 경비원 : 올여름 어떻게 견디지 이런 생각도 걱정도 되고 했는데 에어컨 설치하게 되니까 올여름은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겠구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지난달 초 동대표 회의에서 경비실 에어컨 설치가 한 표 차로 부결됐었는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을 벌여 주민투표가 성사됐습니다.

[이종민 / 아파트 주민 : 다 같이 사는 아파트니까 경비원 아저씨들도 우리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그런 분들이잖아요. 다 같이 사는 식구들이라는 개념으로…]

더불어 잘 살자며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이끈 주민들.

갑질 대신 인간다움이 살아있는 아파트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줬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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