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수돗물은 '인재'...언제쯤 정상화될까?

붉은수돗물은 '인재'...언제쯤 정상화될까?

2019.06.19.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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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무능과 부실대응으로 인한 인재로 밝혀졌습니다.

수도관로를 변경하면서 관내 이물질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성급하게 변경했다는 건데, 지금은 수돗물 상태가 어떤지, 그리고 정상화는 언제쯤 될 것인지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기정 기자! 붉은 수돗물 민원이 발생한 게 벌써 20일이 넘어가죠?

[기자]
네. 지난달 30일 인천 서구에서 처음 붉은 수돗물이 나왔으니 오늘이 21일째입니다.

[앵커]
인천의 피해 지역 주민들이 가장 궁금한 건 수돗물을 마셔도 되는지, 그리고 언제쯤 정상화되느냐인데,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아직 수돗물은 마시면 안 됩니다.

다만 세탁이나 설거지 정도는 가능한 수준입니다.

인천의 수돗물은 현재 정수장 청소와 송수관로의 이물질 제거작업이 각 구간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열흘 정도 소요되고 그 뒤에 사후 모니터링 과정을 거쳐서 빠르면 이달 말부터는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환경부와 인천시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환경부의 조사결과 이번 붉은 수돗물 사태는 인재로 나타났는데, 어떤 문제 때문에 이런 혼란이 빚어진 것인지 간략히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달 말 인천의 공촌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점검을 하게됐습니다.

인천 상수도사업본부는 단수를 하지 않고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인근의 수산과 남동정수장의 물을 수계전환, 다시 말해 정수장의 급수구역을 변경했습니다.

이때 배관의 이물질이 떨어져 나온 게 바로 적수. 붉은 수돗물입니다.

평소 순방향으로 물이 흐르면 이런 오염물질이 잘 떨어지지 않는데, 관로를 변경하면서 역방향으로 물을 흘려보냈고,

또 이 과정에서 서서히 시간을 두고 충분히 이물질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오히려 유량을 시간당 1700입방미터에서 3500입방미터로 두 배나 늘려 관로의 침적물이 다량 발생한 겁니다.

[앵커]
탁도계도 고장난 상태였다고 하고 또 인천시의 안일한 대처도 도마에 올랐죠?

[기자]
네. 공촌정수장의 탁도계가 고장난 상태였던 게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깨끗해야 할 정수장이 오히려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적수 사태의 장기화를 초래한 이유 가운데 하납니다.

이렇게 공촌정수장 자체가 오염됐는데도 인천시는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래서 지난 7일, 붉은 수돗물 사태 발생 9일 만에 인천시 행정부시장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적수는 서구지역에 한정됐다. 다른 지역은 문제없다" 이렇게 매우 안이하게 대책 마련 회견을 가진 겁니다.

그 시각에 수돗꼭지에서 붉은 물이 나오고 있는 영종지역과 강화지역의 주민들이 분노할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앵커]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해 인천 시민들의 불만이 매우 높겠군요. 주민들이 비대위도 구성했다고 해요?

네. 3주 가까이 피해를 입은 인천시 서구와 중구 영종도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이들은 책임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지역 4개 주민단체로 구성된 비대위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번 재난사태에 대한 책임 범위를 명확히 밝히라고 압박했습니다.

비대위는 또 서구와 영종도 25개 동 가운데 7개 동만 '미추홀 참물'을 지원받고 나머지 지역은 단 1병의 생수도 제공받지 못했다며 무제한 생수 공급과 명확한 피해보상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기자가 현장에 나가보면 해당 지역의 식당 자영업자들은 수돗물 불신으로 인해 손님들 발길이 줄어서 매출이 뚝 떨어졌다고 합니다

또 어린아이들이 오염된 수돗물로 인해 피부병이 생겼다면서 병원을 찾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학생들이 먹는 학교 급식도 걱정되는데, 제대로 급식이 제공되고 있나요?

[기자]
서구와 영종 강화지역에는 156개 초중고교가 수돗물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생수와 급수차로 물을 공급받으면서 비상 급식을 하고 있습니다.

142개 학교는 생수와 급수차를 이용해 요리를 하고, 14개 학교는 빵과 과일 등 대체급식을 실시하거나 현장학습 등 재량휴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인천시는 최대의 비상사태를 맞고 있는데, 어떻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요?

[기자]
박남춘 인천시장은 어제는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정수사업소장을 직위 해제했습니다.

사태가 수습되면 외부감사를 통해 결과에 따라 추가인사조치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인천시는 수질개선과 관련해서는 3단계 계획에 따라 청소와 배수작업을 계속 진행 중입니다.

문제는 향후 피해주민들에 대한 지원과 보상인데, 이 부분은 매우 민감해서 인천시도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하수도 요금은 피해 발생 이후부터 전액 면제하고, 생수와 필터 구입비, 저수조 청소비 등도 영수증을 제출하면 지원한다는 정도의 원칙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필터교체비용도 지원한다고 하지만 필터도 비싼 제품이 있고 싼 게 있지 않겠습니까? 정산에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돗물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그 뒤에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산적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YTN 이기정[leekj@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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