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로 위장해 보험금 '꿀꺽'...축협 직원도 한 통 속

재해로 위장해 보험금 '꿀꺽'...축협 직원도 한 통 속

2019.06.17. 오후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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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질병으로 죽은 닭을 냉동 보관해 오다 폭염 등 재해 사고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낸 양계 농민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보험료의 절반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으면서 살아있는 닭까지 일부러 죽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축협 직원들도 한 통 속이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양계장 냉동 창고에 죽은 닭들이 담긴 상자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질병 등으로 폐사한 닭들로 양계 농민이던 홍 모 씨가 가축재해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모아 놓은 것들입니다.

홍 씨는 냉동창고에 보관하던 죽은 닭들을 폭염이 발생해 죽은 것이라고 속여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홍 씨가 4년 동안 타낸 보험금은 6억2천만 원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환풍기를 멈춰 살아있는 닭을 고의로 죽여 놓고 정전 사고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낸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보험금을 부당하게 받은 양계 농민만 13명으로 지급된 보험금은 30억 원에 이릅니다.

범행을 주도한 건 축협 직원들이었습니다.

축협 직원 김 모 씨 등은 보험료의 절반을 국가보조금으로 지원해주는 가축재해보험에 양계 농민들을 가입하도록 한 뒤 손해사정사 등과 서류를 조작해 보험금을 타냈습니다.

[조상규 /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사육수수료로 받는 금액보다 폭염이나 자연재해로 닭들이 폐사한 것으로 위장하면 보험금을 더 많이 지급 받기 때문에….]

축협 직원들은 전북 군산에 양계장을 임대해 운영하면서 재해보험금 4억 원을 직접 챙기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홍 씨와 김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손해사정사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국가보조금을 이용한 보험 사기 사례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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