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동의 비는 오늘도 거짓말처럼 그쳤다

망월동의 비는 오늘도 거짓말처럼 그쳤다

2019.05.18. 오후 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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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5·18 기념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행사를 전후해 아직 남아 있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오점곤 기자입니다.

[기자]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

전야제부터 내리던 비는 아침이 돼도 그칠 줄 모르고 거세게 망월동의 대지를 적십니다.

그런데 지난해처럼 기념식 시간이 되자 거짓말처럼 비는 잦아들었습니다.

하지만 빗물 대신 이번에는 눈물이 행사장을 채웠습니다.

옛 전남도청에서 최후의 항전을 하다 총상을 입고 숨진 고등학생 시민군 고(故) 안종필 군 어머니의 사연이 공연 형식으로 소개돼 기념식 내내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적셔야 했습니다.

이 어머니의 사연을 전해준 사람은 5월 항쟁 당시 마지막 가두방송을 진행했던 박영순 씨였습니다.

[박영순 / 5·18 마지막 가두방송 진행자 : 광주 시민 여러분! 모두 도청으로 나오셔서 계엄군의 총칼에 죽어가고 있는 학생, 시민들을 살려주십시오. 우리 형제자매들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기념식이 끝나고 묘역 참배 시간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김경자 / 5·18 희생자 유족 : 이 사진이 틀린 것 같은데…. (어머니, 이 분이 누구인지?) 우리 아버지예요. 친정아버지.]

기념식과 참배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행사를 전후해 행사장 밖은 상당히 소란스러웠습니다.

정부의 공식 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시민단체 주도로 별도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남아 있는 진상 규명과 이른바 망언 의원 퇴출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옛 전남도청 앞에서 진행됐습니다.

해마다 5·18이 되면 정치적인 것을 포함해 여러가지 논란이 일곤 합니다. 올해도 그랬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5·18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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