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살해 친엄마도 공모?...경찰 늑장대응 도마 위

의붓딸 살해 친엄마도 공모?...경찰 늑장대응 도마 위

2019.05.01.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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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중생 의붓딸 살해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친엄마도 공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인데요,

경찰 수사가 늦어지면서 여중생이 살해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범환 기자!

지난 주말에는 단순 살해 사건으로 알려졌는데, 사건 개요부터 말씀해 주실까요?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광주에 있는 저수지에서 13살 A 양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발견 당시 옷을 그대로 입은 A양의 다리는 포대로 묶여 있었습니다.

무거운 포대는 시신을 가라앉히기 위해 쓰였습니다.

그런데 범인이 시신과 포대를 저수지에 던지는 과정에서 한 개가 풀어지면서 시신이 떠오르게 된 겁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런데 범인이 곧바로 확인됐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전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렸는데요.

가해자는 숨진 여중생의 의붓아버지 31살 김 모 씨였습니다.

시신이 발견되자 곧바로 자수한 건데요.

김 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전남 무안에 있는 농수로 부근에 차를 세워두고 A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김 씨는 고향인 경북 문경으로 가서 저수지에 시신을 버리려다가 사람이 많아 포기했습니다.

자신이 사는 광주로 돌아온 김 씨는 평소 자주 가던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조사해보니까 친엄마도 공범으로 나타났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범행에 앞서 딸을 공중전화로 불러낸 게 다름 아닌 친엄마였습니다.

의붓아버지와 함께 긴급체포됐는데요.

앞서 이들 부부는 범행에 쓸 노끈과 청테이프 등을 마트에서 함께 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둘 사이에 낳은 아이까지 태운 채 범행 현장으로 간 부부는 차에서 자리를 바꿔 앉은 뒤 A 양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뒷좌석에서 남편이 범행을 저지를 당시 친엄마는 운전석에서 13개월 된 아이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의붓아버지가 범행을 저지르면서 아이가 범행을 보지 못하게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친엄마는 공모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범행 동기가 궁금한데 범행 동기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의붓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들통이 나자 살해한 것으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피해 여중생은 3년 전부터 광주에서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요.

목포에 사는 친아버지에게 의붓아버지가 성추행도 하고 성폭행도 시도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상습적인 학대에 시달렸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피해 여중생은 의붓아버지가 음란 동영상을 보내자 지난달 9일 친아버지와 함께 목포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14일에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이런 정황을 의붓아버지가 알아차리고 자신을 신고한 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경찰의 늑장대응으로 피해자가 살해됐다는 논란도 일고 있는데 경찰의 대처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까?

[기자]
이번에도 부실한 초동 대처로 화를 키운 게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목포경찰서에 처음으로 신고한 것은 지난달 9일입니다.

음란동영상 신고가 들어오자 경찰은 이 사실을 곧바로 친엄마한테 알렸습니다.

이 부분도 논란이 될 수 있는데요.

목포경찰서는 성폭행 미수 진술을 피해자로부터 받고 지난달 16일 전산망을 통해 범행이 이뤄지고 피의자가 사는 광주지방경찰청으로 사건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실제 공문서는 지난달 19일에 광주경찰청에 도착했고 23일에야 배당됐습니다.

다음 날 친아버지와 통화가 되지 않자 해바라기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별다른 조처가 없었는데 신고 18일 뒤에 살해되고 만 겁니다.

광주경찰청은 아동성범죄여서 보복 범죄 등을 우려해 피의자 소환 전 증거 확보 등 절차를 지키면서 수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정작 피해자는 의붓아버지에 의해 보복 살해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YTN 김범환[kimb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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