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풍년을 기원합니다"...고창 시농대제

"올해도 풍년을 기원합니다"...고창 시농대제

2019.04.21. 오전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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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 고창하면 복분자, 고인돌과 함께 곡창지대로 유명하죠.

요즘은 청보리가 쑥쑥 자라고 있는 시기인데 이곳에서 올해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시농대제'가 처음 열렸습니다.

오점곤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따사로운 봄 햇살에 청보리들이 앞다투어 짙은 청록색을 뿜어내는 휴일.

보리는 먹을 것이 귀했던 옛날, 그러니까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을 때는 민초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소중한 곡식이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오늘날에는 웰빙식품으로, 그리고 청보리밭은 이렇게 마음의 평안을 얻으려는 상춘객들의 힐링 장소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청보리의 파란 일렁임 속에 곡창지대 다른 한켠에서는 '시농대제'가 시작됐습니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면서 풍년을 기원하는 기원제, 그러니까 시농대제가 이렇게 큰 규모로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씨앗을 뿌리는 것입니다.

[김남수 / 땅콩 재배 농민 : 씨앗은 예전부터 계속 지켜왔던 거잖아요. 계속 자가 채종을 통해 심어왔어요. 흉년이 들고 먹을 것이 없어도 씨앗을 베고 죽는다고 그랬어요. 그 정도로 가치가 있다는 것인데….]

역사적으로 보면 고조선 때부터 삼국시대까지는 농사를 시작하는 곡우를 전후해 제천행사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중국의 황제만이 하늘과 통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한반도에서는 시농제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기상 / 전북 고창군수 : 한반도에서 농업이 처음 시작된 땅이 고창입니다. 그 증거가 바로 고인돌입니다. 북방식 고인돌이 풍년기원제를 지내던 천제단, 추수감사제를 지내던 제단이었습니다.]

한민족의 자존과 한반도의 진정한 독립을 꿈꾸며 복원된 이번 시농대제에서는 토종 종자를 보호하고 식량 주권을 확보할 권리 등 '농부권리장전'이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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