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게 도와주시는 겁니다'...산불 피해 지역의 호소

'오는 게 도와주시는 겁니다'...산불 피해 지역의 호소

2019.04.07. 오후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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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 대형 산불이 난 강원 동해안은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한데요.

산불 발생 이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었습니다.

관광객들은 미안해서 가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지만, 주민이나 상인들은 평소처럼 찾아주는 게 피해 지역을 돕는 거라고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지 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번에 산불이 난 지역은 강원도 인제와 고성, 속초, 강릉 그리고 동해시입니다.

인제군을 제외하고 모두 바다를 끼고 있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하지만 산불 발생 이후 관광 경기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속초 갯배 관광지 관계자 : (평소보다 관광객이 많이 줄었어요?) 네. (얼마나 줄었어요? 많이 없어요?) 네.]

일요일 오후 속초 관광 수산 시장입니다.

평소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이 찾는 명소인데 지금은 그 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산불 재난 이후에 관광객 수가 급감한 겁니다.

[김상연 / 속초시장 닭강정 업체 : 5분의 1로 준 것 같아요. 5분의 1로. (5분의 1, 평소의 20%요? 네네.]

예약은 줄고 매출은 떨어졌는데, 그래도 화마를 겪은 이웃을 생각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김혜정 / 관광지 인근 상인 : 그렇죠. 어떻게 해요. 자연재해인데. 아는 지인이나 근처 음식점끼리 얘기하면 현저히 (손님이) 줄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실제 산불 발생 전과 비교해 동해고속도로 속초 나들목의 진·출입 차량은 하루 2천 대 이상 줄었습니다.

"행여 복구에 방해라도 되지 않을까"

관광객들은 피해 현장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찾기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정연경 / 서울시 장안동 : 친구들하고 놀러 온 건데 사실 안 올까 하다가 왔거든요. 너무 많이 산림도 훼손되고 해서 앞으로가 더 걱정일 것 같기는 해요.]

산불 발생 이후 처음 강원도지사와 피해 시장, 군수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재민 대책과 복구 계획을 논의했지만, 관광 문제도 공통 주제였습니다.

속초시의 경우 주민 80%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관광산업과 연관이 있는 상황.

[김철수 / 강원 속초시장 : 피해가 났기 때문에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 오히려 안 오면 2차, 3차 피해가 많이 생깁니다. 동해안 지방을 도와주신다고 하면 그런 염려하시지 마시고 와서 격려도 해 주시고 많이 와서 물건도 팔아주시고 관광도 해주시는 게….]

강원도 차원에서는 대대적인 동해안 관광 캠페인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찾아 주는 게 가장 큰 지원이고 자원봉사'라는 건데, 해 복구와 함께 관광까지 고려해야 하는 동해안 산불 피해 지역의 고민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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