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주민들 "피해 조사도 지원 필요"

고령 주민들 "피해 조사도 지원 필요"

2019.04.07.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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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마가 할퀴고 간 지역에는 현재 피해 조사가 한창입니다.

하지만 고령의 주민들이 직접 재산 피해가 얼마인지 조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과정부터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대근 기자!

[기자]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피해 조사가 이뤄져야 복구작업도 진행이 될 텐데 주민들은 조사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먼저 제가 나와 있는 이곳은 불이 나기 전까지 주민이 거주하던 주택입니다.

먼저 안의 모습을 보겠습니다.

철근으로 된 골격만 남아 있을 뿐 나머지는 산산이 부서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이곳이 현관이 있던 곳인데 현관이었다는 것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 모습이 일그러져 있습니다.

집 옆으로 가보겠습니다.

지금 외벽도 모두 뜯겨져 나간 모습을 볼 수 있고요.

이곳 같은 경우에는 큰 창문이 있던 곳인데 모두 깨지고 그리고 이렇게 바닥에 유리가 늘어져 있습니다.

아주 위험해 보이는 상황인데요.

이 안으로 들어가 보먼 거실이 있던 곳입니다.

거실의 모습을 보면 지금 천장이 내려 앉은 모습을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천장에 철근도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엿가락처럼 늘어진 걸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거실에 놓여져 있던 가족들을 따뜻하게 해 주었던 난로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옆으로 가보겠습니다.

지금 차가 한 대 있는데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이 차가 이 집에 거주하던 아버지에게 아들이 선물해 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번 타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화마가 휩쓸고 가서 새까맣게 타버린 모습을 보고 많이 안타깝다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요.

지금 이 주택의 피해 상황을 같이 살펴봤는데 이런 피해를 입은 주민분들을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인터뷰]
김광섭입니다.

[기자]
그리고 옆에는 아드님이신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울산에서 온 아버님의 자녀 김재향이라고 합니다.

[기자]
아버님 걱정이 돼서 울산에서 올라왔다고 그 얘기를 들었는데 아버님, 오늘까지 지금 제가 이렇게 보여드렸던 이런 피해 상황을 좀 구체적으로 적어서 서류를 제출해야 됐던 걸로 알고 있는데 제출을 하셨나요?

[인터뷰]
아직 못했습니다.

[기자]
이게 좀 어려움이 있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이 부분은 아드님이 설명을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부분이 어려우셨나요?

[인터뷰]
지금 제가 아버지 도와드리면서 하고 있는데 피해 품목들을 다 수기로 적어서 제출을 하라고 하는데 피해 품목에서 가전제품 같은 경우에는 모델명, 가격 이런 것을 다 찾아서 수기로 적으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건 제가 보기에는 어른들은 못하시거든요.

지금 저도 제가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계속 찾고찾고 하면서 적고는 있는데 품목이 많기도 워낙 많고요.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다 보니까 이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적어야 하는지도 잘 가늠이 안 오는 상태고요.

저는 그나마 제가 와서 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있으니까 저희 집은 괜찮은데 다른 집 자녀분들이 안 온 집은 아예 엄두도 못 내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현재로서는.

[기자]
그러니까 가전제품 같은 경우에는 이게 몇 년도에 생산된 것인지 알아야 되고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서 지금 가격대가 어느 정도 되는지 이걸 조사해서 적어야 된다는 말씀이신데 그런데 아버님 같은 경우에는 지금 사실 몸이나 마음도 많이 불편하지 않으세요?

어떠신가요?

[인터뷰]
지금 목도 가라앉아서 기침도 나고 머리도 아프고 정신이 없습니다.

병원에 가야 되는데 병원에 갈 시간도 없고 조사를 하라는데 조사할 엄두도 안 나고 한두 가지 물품도 아니고.

모든 것을 신경 쓰다 보니까 어떻게 대책이 안 섭니다.

그나마 그래도 아들이 있어서 아들 덕분에 그래도 이만큼 지내고 있습니다.

[기자]
아버님 같은 경우에는 일단 병원에도 가고 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런 조사 과정이 좀 어려우시기도 하겠어요.

[인터뷰]
많이 어렵죠.

저도 조금 있으면 직장이 있다 보니까 울산에 내려가봐야 하는 상황이고 내려갔을 때 어른들이 어떻게 처리하기 쉽지도 않고요.

지금 제가 조사를 하면서도 적어보면서도 이게 답이 안 나오는데 이걸 어른들이 어떻게 하실까난감하기도 하고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좀 다른 지자체 같은 데서 나와서 도와주실 수 있는 분들이 있으면 도와시면서 같이 감정해 주시고 같이 도와주신다고 하면 일이 편할 것 같은데 저희 힘으로만 하려고 하니까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

[기자]
그러니까 전문가분들이 지금 나와서 도움을 주시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내신 것 같은데 좀 더 구체적으로 원하는 부분을 얘기를 해 봤으면 좋겠거든요.

[인터뷰]
지금 제가 자체적으로 가격을 매기거나 하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감정을 해 주실 수 있는 분들이 나오셔서 같이 돌아다니면서 감정해 주시고 하면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기자]
알겠습니다.

아버님 같은 경우에는 아드님이 없으면 지금 피해조사를 첫 단계인데 잘할 수 있을까요?

어떠세요?

[인터뷰]
저는 포기합니다.

한마디로 포기합니다.

이 많은 걸 제가 어떻게 알고 어떻게 지금 하겠습니까?

그럴 정신도 없고 그렇습니다.

[기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 피해자분들이 대부분 고령인 상황입니다.

그런데 자식들이 도와주기에도 피해 조사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 굉장히 시간이 촉박한 상황입니다.

그런 만큼 피해 조사 첫 단계부터 감정사들이 나와서 도움을 주거나 행정적인 지원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화재 피해 현장에서 YTN 김대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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