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화염 속 누나 구한 동생의 죽음...안타까운 사연들

[자막뉴스] 화염 속 누나 구한 동생의 죽음...안타까운 사연들

2019.04.06. 오후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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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근처 나지막한 언덕길.

산불이 나기 전부터 엄청난 강풍이 마을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철제 지붕도 맥없이 떨어져 처박혔습니다.

[마을 주민 : 바람이 어떻게 뭐 어휴. 사람이 서 있을 정도가 아니야. 서 있으면 다 날아가.]

바로 그 시각, 일흔 살 박 할머니는 집 바로 앞에서 변을 당했습니다.

골목길에 달린 묵직한 반사경이 마당 바로 옆에 맥없이 주저앉으며 할머니를 덮쳤습니다.

10년 전 산불로 집을 잃은 박 할머니는 힘들게 새집을 짓고 아흔이 넘은 친정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화염과 연기에 도로가 막혀 제때 어머니를 찾아보지 못한 딸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박 할머니 딸 : 엄마가 전화 연락이 안 되는 거예요. 그때 오빠 직감도 이상하고, 저도 직감이 이상하고. 할머니도 계신 데….]

속초에 있던 59살 김 모 씨.

산불이 나자 가족들을 대피시킨 뒤 곧바로 고성에 홀로 살던 누나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뜨거운 화염과 숨 막히는 연기가 마을을 뒤덮은 뒤였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누나는 구했지만, 연기에 질식해 쓰러진 동생은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유가족 : 우리 매형이 가서 누님을 모시고 나와서 겨우 모시고 나왔는데, 도로 옆에까지 와서 넘어졌대요. 연기를 너무 많이 마셔서.]

모든 걸 함께하던 오누이라 안타까움은 더 큽니다.

[마을 주민 : 혼자니까 동생들한테 정 붙이고 살았던 분인데, 누나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

강풍과 화염, 매캐한 연기가 온 마을을 덮친 그 날 밤,

목숨을 잃은 이들과 이들을 구하려던 가족들의 아픈 사연이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ㅣ지환
촬영기자ㅣ진민호 우영택
영상편집ㅣ이주연
자막뉴스ㅣ류청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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