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와 사투 벌인 하룻밤...발생부터 진압까지

화마와 사투 벌인 하룻밤...발생부터 진압까지

2019.04.05. 오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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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로 전신주에서 시작된 불꽃이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일대를 집어삼키는 데에는 하룻밤이면 충분했습니다.

여기에 강릉 쪽 산불까지 더해져 축구장 730개가 넘는 면적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다행히 오늘 새벽부터 바람이 점차 잦아들면서 큰 불길은 잡혔습니다.

강원도 대형 산불의 발생부터 진압까지, 양시창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고성의 도로변 전신주에서 불이 '번쩍'하더니 사방으로 불꽃이 튑니다.

어제저녁 7시 17분 발생한 불은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인근 속초까지 거대한 산불로 번졌습니다.

1시간 만에 5㎞ 떨어진 곳까지 번질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빨라 주민들은 옷차림도 갖추지 못하고 대피해야 했습니다.

[윤세종 / 대피주민 : 아파트 불이 앞 베란다에 불이 빨갛게 붙어서 그 연기가 자욱하고 매콤해서 아파트 관리실에서 안내방송을 보고 급히 대피했습니다.]

소방당국은 불이 시작된 지 2시간여 만에 최고 수준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해 전국의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모았지만, 초속 3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번지는 불에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고, 가옥 수십 채에 불이 옮겨붙었습니다.

정확한 피해 현황 파악마저 어려운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릉 옥계면에서도 또 다른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고성에서 발생한 불은 건조한 강풍을 따라 속초 천진리와 장사동, 두 갈래로 불길이 이어졌고, 강릉 옥계면 산불은 망상해수욕장 인근까지 빠르게 번졌습니다.

정부는 자정을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습니다.

50대가 넘는 헬기에, 만5천 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됐고, 오전 8시 15분쯤 고성 산불의 큰불이 잡혔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강원도 일대는 하룻밤 사이 축구장 7백30개가 넘는 면적이 폐허로 변했습니다.

건물 수백 채에 창고와 비닐하우스도 전소하는 등 재산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이기흥 / 산불주민 : 집에 집사람하고 둘이 있었는데, 애들은 지네 아파트 살고, 애들이 빨리 나오라고 하니까 바로 나갔지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

정부는 오전 9시를 기해 피해 지역 일대를 국가 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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