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환자들도 복귀..."떠올리기 싫은 기억"

대피 환자들도 복귀..."떠올리기 싫은 기억"

2019.04.05. 오후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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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일대 산불이 잡혀가면서 긴급히 대피했던 환자들도 속속 병원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환자들을 만나보니 상당히 충격이 커 보였는데요.

현장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김우준 기자!

병원 앞에 응급차가 드나들면서 환자들을 데려오는 것 같은데요,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어제 산불이 번지자, 이곳 속초 의료원은 입원 중인 환자들을 긴급 대피시켰는데요.

날이 밝고 어느 정도 불길이 잡히자 잠시 병원을 떠났던 환자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병원 정문과 로비 안에는 휠체어를 타거나 응급침대에 누운 환자와 보호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지난밤 산불 피해로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지난밤 긴급 대피했던 환자들을 만나봤는데, 불편한 몸으로 병원을 빠져나가면서 충격을 받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 여성 환자는 처절하게 도망쳤다며,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철환 / 속초 의료원 환자 : 연기가 말도 못 했어요, 여기. (말도 못 했어요.) 연기 때문에 눈도 막 아리고, (대피소에)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요 나도.]

[김복환 / 김철환 씨 동생 : 처음에는 여기 의료원은 괜찮다고 그랬어요. 괜찮다고 그래서 계속 전화만 하고 있었는데 11시 넘어서 전화하니까 대피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어떻게 체육관까지 걸어가겠느냐고요, 호흡기 환잔데.]

이곳 속초의료원은 속초시 영랑호 바로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어젯밤 10시쯤 갑자기 호수 주변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강풍을 타고 날아온 불씨가 의료원 인근 폐차장에 옮겨붙은 건데요.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병원은 중환자를 비롯해 입원 환자 147명 전원을 대피시켰습니다.

앞서 저희 취재진이 속초시 교동의 생활체육관과 교동초등학교 대피소를 들렀었는데, 거기서도 환자복을 입은 채 황급히 대피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휠체어를 타 거동마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요.

의료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반 환자들 113명은 인근 초등학교 등으로 옮겼고, 중환자 34명은 인근의 안전한 요양병원 등으로 대피시켰습니다.

현재까지 근처 대피소로 옮겨졌던 환자들은 대부분 다시 돌아오고 있는데, 병원 측은 재입원을 원하지만 비용 문제를 겪는 환자들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어젯밤 이곳 말고도 속초 보광병원도 환자 26명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고, 속초 예일요양원 150명, 우리요양원 10명 등 모두 160명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었습니다.

지금까지 강원도 속초의료원에서 YTN 김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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