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가에 나오는 '가야 건국 설화'가 유물에?

구지가에 나오는 '가야 건국 설화'가 유물에?

2019.03.20. 오후 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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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야 건국설화 그림을 새긴 것으로 보이는 흙 방울이 출토됐습니다.

사실이라면 문헌에만 나오던 건국신화의 모습이 유물에 투영돼 발견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허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발굴단원들이 석곽묘 윗부분을 조심스럽게 걷어냅니다.

천5백 년 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어린아이의 무덤.

작은 토기들과 함께 흙으로 만든 방울이 눈에 띕니다.

방울의 흙을 제거하자 거북과 하늘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금합 자루 등 그림 6개가 나타납니다.

그림은 각각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라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의 '구지가' 내용과 맞아떨어집니다.

[배성혁 / 대동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실장 : 이런 건국신화를 새긴 유물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 등 문헌에 기록된 것들이 유물에 투영된 건 최초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굴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알에서 시조가 태어났다는 '난생설화'는 가야지역 국가들의 건국신화에 담긴 공통 요소일 가능성이 큽니다.

고대사 특히 가야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가야 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올리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재숙 / 문화재청장 : 세계유산 등재 잠정 목록들을 가지고 위원회를 엽니다. 제 짐작이지만, 토제 방울이 좋은 자료가 되어서 조금 더 (등재) 일정을 당기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는 사람에 따라 달리 해석할 여지는 있습니다.

한두 개만 다르게 해석해도 전체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학계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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