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공사에 값싼 자재까지...도시재생사업 엉망

부실공사에 값싼 자재까지...도시재생사업 엉망

2019.03.12. 오전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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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시의 낡은 환경을 개선하고 침체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곳곳에서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런 취지와 달리 값싼 외국산 자재를 사용하고 부실공사까지 해 예산만 낭비한다는 비난을 받는 곳이 있습니다.

김학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광장을 만드는 공사가 진행 중인 재래시장 입구.

5억 원짜리라는 기타 조형물은 공사한 지 두 달 만에 곳곳에 금이 갔습니다.

2억 원짜리 시계탑 아랫부분 대리석은 군데군데 녹물이 번졌습니다.

시계탑에 새긴 글자도 3천 개인 설계도와 달리 천6백 자만 새겨졌고 글자를 새긴 금액도 시중가보다 네댓 배 넘게 지출됐습니다.

바닥의 대리석은 설계도에 국내산인 포천석을 쓰기로 돼 있지만, 값싼 중국산이 깔렸습니다.

[이창원 / 오산장터 환경개선사업 전수조사 위원 : 이게 전부 중국산이고 또 사실 매끄럽게 시공도 잘 안 돼 있습니다. C급 정도 되는 거죠.]

광장 주변 건물에 그린 그림은 무허가 건물이란 지적에 슬그머니 가려놨습니다.

4백만 원짜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단순하고 조잡한 그림도 있습니다.

경기도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돼 지원된 예산은 69억 원.

일부 예산을 자문비 명목으로 편법 지출하는 등 회계부실도 지적됐습니다.

[이상복 / 오산시의회 의원 : 지역상권을 활성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다설계를 해서 시공도 제대로 안 되는 관리 감독 부실로 인한 총체적인 부실이다.]

부랴부랴 현장조사를 벌인 오산시도 담당 부서의 업무 부실을 인정합니다.

[오산시 관계자 : 이게 뭐지? 이따위로 공사를 해놓고 이걸 공사 감독을 했나, 이 소리가 나왔으니까요. 담당 과장이나 계장이나 담당자들이 또 전임자들이 다 업무 해태된 그런 부분이 보여지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문책이 안갈 수가 없게 됐어요.]

오산시는 공사를 진행한 업체와 공무원의 책임을 규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시의원들이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어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학무[mo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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