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줄 공으로 '헤딩슛'...논두렁 축구대회

새끼줄 공으로 '헤딩슛'...논두렁 축구대회

2019.02.16. 오후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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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논두렁에서 새끼줄로 만든 공을 가지고 겨루는 이색 축구대회가 경남 하동군에서 열렸습니다.

청년들은 옛 놀이 문화를 경험하고 어르신들은 어릴 적을 추억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를 앞둔 선수들이 간단하게 몸을 풀고 옆에서는 신나는 노래로 응원을 시작합니다.

시합이 열린 곳은 가로 20m, 세로 30m의 논두렁 경기장.

새끼줄을 단단히 엮어 만든 공은 딱딱해서 힘껏 차도 구르다 멈추고, 울퉁불퉁한 바닥에 발목이 잡혀 넘어지기 일쑤입니다.

그래도 몸이 풀리고 적응이 끝나자 멋진 발재간에 헤딩까지 이어져 감탄을 자아냅니다.

[김선호 / 하동군체육회 소속 선수 : 일반 바닥보다 평평하지 않아서 체력적으로 조금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색다른 경험을 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축구가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도 한바탕 신나게 뛰어다니다 보니 금세 추위가 달아납니다.

[양영지 / 하동요양원 소속 선수 : 처음에는 춥고 힘들었지만 뛰고 나니까 마음도 따뜻해지고 좋았습니다.]

어르신들은 들판을 달리는 청년들을 보며 어릴 적을 떠올립니다.

[조문환 / 행사 기획자 : 어른들은 어릴 적에 이런 놀이를 다 해봤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추억에 대한 향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전해드리고.]

올해 처음 '논두렁 축구대회'가 열린 곳은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는 '최참판댁'과 '만석군' 들판이 있는 곳입니다.

농한기에 관광 비수기까지 겹쳐 한산했던 겨울 들녘에 모처럼 활기가 넘쳤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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