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품은 산동네...말랭이 마을 곳곳이 전시장

예술을 품은 산동네...말랭이 마을 곳곳이 전시장

2019.01.19. 오전 03:1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일제 강점기와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군산 신흥동의 산동네가 예술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지역 예술가와 주민들이 뭉쳐 소소한 기록을 예술로 만들었습니다.

골목골목 활기가 전해지는 말랭이 마을의 표정을 KCN 모형숙 기자가 담았습니다.

[기자]
산동네라 불리던 군산 신흥동의 말랭이 마을.

일제 강점기와 전쟁의 상처를 겪으며 먹고 살길이 막막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터를 잡았던 곳입니다.

말랭이는 산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방언으로 이처럼 지대가 높은 곳에 마을이 만들어졌습니다.

해방 이후 8백 가구가 모여 살던 곳이 지금은 30가구도 남지 않았습니다.

좁은 골목을 오르다 보면 소소한 삶의 흔적이 묻어납니다.

이 골목을 돌면 금방이라도 어느 집 아이와 부딪힐 것 같고 저 골목으로 꺾어 올라가면 열린 대문이 한없이 푸근해 보입니다.

만원 버스와 단칸방, 공동 수돗가, 쌀가게의 아련한 추억이 말랭이 마을에는 한가득입니다.

[남민이 / 작가 : 말랭이 마을에 오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마을의 이미지하고는 굉장히 달라요. 정겹고 어렸을 때 한 번씩 다 경험해 봤던 이미지들이 실제로 존재해 있는 공간이거든요.]

허름한 담벼락에 어설픈 솜씨로 그려 넣은 벽화와 세상에 하나뿐인 문패.

이 모든 것들을 70대 어르신들이 만들었습니다.

지역 예술가 7명이 주민들과 함께 골목골목에 예술을 불어넣었습니다.

어쩌면 다 만들어진 완성품보다 지난 6개월 동안 서로 이야기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가령 / 작가 : 서로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고 결과물을 창조해 내기 위한 밑 작업을 시간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잘 해주셔서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습니다.]

개발이 아닌 재생으로 다시 태어나는 말랭이 마을에는 마을 어르신들의 행복과 삶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마을 곳곳이 전시장이고 예술 공간인 말랭이 마을.

전시회는 다음 달까지 계속됩니다.

KCN NEWS 모형숙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