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사이 미세하게 벌어진 틈...참사 불렀다

보일러 사이 미세하게 벌어진 틈...참사 불렀다

2018.12.19. 오후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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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발생한 강릉 펜션 가스 중독 사고와 관련해 병원으로 이송된 학생들은 이틀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 규명 등을 위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강릉 현장 연결합니다. 지 환 기자!

지금 학생들의 상태는 어떤가요?

[기자]
많은 분이 학생들의 빠른 쾌유를 빌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이 강릉 아산 병원인데요.

이 병원에선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학생 7명 가운데 5명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다행히 학생들의 증세가 나아지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는 학생 중 1명은 친구의 안부를 묻는 등 간단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주로 후송된 학생까지 포함해 4명은 자가 호흡이 가능한 상태고, 나머지 2명은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고압산소치료실에서 지금도 학생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아직 안심할 수 없습니다.

[앵커]
가족들의 충격이 정말 클 텐데요.

가족들은 괜찮으신가요?

[기자]
병원에 달려오신 학부모님들도 간절한 마음으로 치료 상황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많은 분이 슬픔에 잠겨 있는 만큼 저희 취재진도 최대한 접근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타깝게 숨진 3명의 학생 가족들의 슬픔이 커 주변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오열하거나 쓰러지기도 하셨는데요.

현재 숨진 두 학생의 시신은 강릉 고려병원에, 나머지 한 학생의 시신은 이곳 아산병원에 안치돼 있습니다.

아직 빈소는 마련되지는 않았습니다.

합동 분향소의 운영 여부도 유가족과의 면담 후 결정할 예정입니다.

[앵커]
사고 원인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일단 보일러에서 새 나온 일산화탄소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죠?

[기자]
학생들이 묵었던 펜션 베란다에는 LP가스 보일러가 설치돼 있는데요.

저희가 사고 직후 촬영된 현장 보일러 사진을 구했습니다.

화면에서 보시면 일산화탄소가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하는 연통이 보일러와 어긋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리된 틈 사이로 일산화탄소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펜션 안으로 새어 들어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펜션에는 가스누출경보기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일단 1차 감식에서 보일러가 가동될 때 일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하는데요.

가스안전공사와 함께 검출량 분석에 나서는 한편 오늘 오후 가스보일러를 뜯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낼 예정입니다.

물론 다른 투숙객도 있었던 만큼 경찰은 범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일러 연통이 어긋나 있고 가스누출경보기가 없었다면 그동안 점검은 이뤄지지 않은 건가요?

[기자]
사고가 난 펜션은 올해 7월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강릉시는 신고 당시 위생과 소방 관련 시설만 점검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스안전공사 측은 자신들은 LP가스 탱크만 관리하며 가스보일러는 가스 공급자가 점검하게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가스보일러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가스공사의 책임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펜션 건물은 지난 2014년 4월에 준공됐으며 현재 업주는 건물주로부터 임대해 지난 7월부터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강릉아산병원에서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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