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설을 놔두고...해외로 떠난 대표팀

최고 시설을 놔두고...해외로 떠난 대표팀

2018.11.22. 오전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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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창 올림픽을 치르고 난 뒤 시설 활용이 쉽지 않다는 소식,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천억 원을 넘게 들인 시설은 운영비가 없어 방치돼 있고 '가리왕산' 복원 여부는 정부, 지자체 간 소송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메달 질주를 펼친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지난 2월, 전 세계 주목을 받았던 평창 썰매 경기장을 최근 다시 찾았습니다.

입구는 자동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습니다.

사람 한 명 없이 텅텅 비었습니다.

값비싼 첨단 장비는 먼지만 쌓이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후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습니다.

운영비를 마련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 슬라이딩 센터를 만드는데 1,100억 원이 넘게 들었고, 올림픽 기간 20일 정도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연간 관리비 15억 원 정도를 마련하지 못해 결국 폐쇄했고 지금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운영비 부담을 서로 미루고 있습니다.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대표팀은 세계 최고 시설을 지켜만 보다, 수억 원을 들여 해외 훈련을 떠났습니다.

기업체 후원으로 올겨울 치를 예정이던 국제대회도 모두 반납해야 할 처지입니다.

[이용 / 스켈레톤·봅슬레이팀 총감독 : 평창에 경기장이 열리지 않을까 하고 기다리고 준비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서 너무나 안타깝고, 그리고 준비 없이 해외에 지금 나오다 보니까 선수들 트랙 타는 감도 많이 떨어지고….]

복원 여부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알파인 경기장, 가리왕산 사정은 더 딱합니다.

강원도는 2014년 경기장을 건설하며 가리왕산 국유림 백만 ㎡를 무상으로 빌렸습니다.

임대 기간은 올해 말 끝납니다.

경기장을 쓰려면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산림청은 거절했습니다.

전면 복원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상익 /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장 : 전면복원해서 생태 복원해서 성공적으로 세계적인 친환경올림픽의 마무리로서 전면 복원을 성공적으로 끌어내는 게 오히려 우리나라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강원도나 정선군은 실효 없는 복원이라며 곤돌라 등 시설 철거와 복원 강행을 요구할 경우 행정 소송 같은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600억 원 흑자 행사로 결론 난 평창올림픽.

하지만 그 계산서에 남은 시설 활용이나 환경 복원, 사회적 갈등과 소송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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