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 멎은 연평도 "다신 경색되지 않길 바라요"

포성 멎은 연평도 "다신 경색되지 않길 바라요"

2018.11.04. 오전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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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사적 적대 행위가 금지된 뒤 서북도서 연평도는 평온이 찾아왔습니다.

연평도 주민들은 화해 분위기가 다시 얼어붙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연평도 현지 분위기를 이기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때 한반도의 화약고라고 불렸던 연평도.

안보전시장으로 다시 탄생했지만, 8년 전 북한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민가는 당시의 두려웠던 상황을 일깨워줍니다.

마을 곳곳에 있는 비상대피소.

주민들은 북한의 도발이나 포사격 훈련 때마다 이곳으로 피신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가동된 적이 없다며 평화 분위기를 반겼습니다.

[윤현숙 / 연평면 주민 : 작년에 대피훈련이 있어서 잠깐 와서 머물다가 뭐 오래 있진 않고, 금방 귀가하라고 해서 집에 갔는데, 두 번 다시 여기 오고 싶지 않아요.]

연평도 전망대에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러 번 격려 방문했던 군사 요충지, 옹진군 갑도와 장재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연평도를 향해 포문을 열어뒀던 북한 해안포는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거둬들였습니다.

제 뒤로 7km 떨어진 황해남도 옹진군 장재도에 북한 해안포 진지가 있습니다.

포문은 닫혔고, 남북 사이의 NLL 해역엔 중국어선만 조업 중입니다.

앞으로 평화수역이 조성되고 남북 공동어로구역도 확정되면 중국어선은 이 해역에 들어오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꽃게잡이에 종사하고 있는 연평도 어민들은 허가된 어로 구역이 작은 데다 낮 동안만 조업할 수 있어 생계에 지장이 있다며 심야 조업 허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차재근 / 대신호 선장 : 다른 데는 막 24시간 일을 할 수가 있잖아요. 여기는 군사 지역이다 보니까 시간 되면 돌아와야 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지선어장이 좁으니까 일자리 창출도 안 되고.]

포격 도발의 아픔을 실제로 체험한 연평도 주민들은 성큼 다가온 남북 평화 분위기를 누구보다 더 반기고 있습니다.

군사적 긴장완화에 따른 주민 민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혹시라도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지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깁니다.

YTN 이기정[leekj@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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