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교로 '탕탕'...멧돼지 잡다가 학생 잡을 뻔

단독 학교로 '탕탕'...멧돼지 잡다가 학생 잡을 뻔

2018.11.01. 오전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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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지역 섬에 있는 고등학교에 어디선가 총알이 날아와 유리창 두 장이 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확인해 보니, 마을에 나타난 멧돼지를 잡으려고 쏜 엽총 탄환이 학교까지 날아든 거였는데요.

당시 학교엔 학생들이 자습하는 중이어서 하마터면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나현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고등학교 건물 유리창에 어린이 주먹이 들어갈 만한 구멍이 생겼습니다.

어디선가 갑자기 총알이 날아와서 창문을 뚫어버린 겁니다.

총알이 관통한 곳은 다름 아닌 여학생 기숙사 식당이었습니다.

불과 사고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밥을 먹거나 쉬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학교 관계자 : 아이들도 굉장히 동요했죠. 저희도 놀라서 힘들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이것은. 있어서도 안 되고. 저도 지금 멍해요. 오싹하죠. 생각만 해도.]

총알은 학교 본관 계단 창문도 뚫었습니다.

당시 학교 안에는 학생 25명과 교사들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행히 총알이 관통한 곳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학생들이 자습하고 있어서 화를 면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확인해 보니, 학교에 총알이 날아든 건, 마을에 출몰하는 멧돼지를 잡다가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엽사가 멧돼지를 잡은 언덕입니다.

한 발에 총알 8개가 나가는 엽총을 쐈는데, 이 중 두 발이 뒤로 보이는 숲과 운동장을 지나 학교 건물까지 날아간 겁니다.

사고를 낸 엽사는 "합법적인 수렵활동이었다"면서 "멧돼지를 맞고 튕긴 유탄이 학교까지 간 것"이라고 주장하며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학교 측은 당시 학교에 있던 일부 학생들을 심리 상담하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경찰과 행정기관에서는 현장 조사를 벌이기로 하고, 엽총을 쏜 주민을 유해조수 포획단에서 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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