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던 '5월의 노래'...부인하고픈 '진실'

설마했던 '5월의 노래'...부인하고픈 '진실'

2018.10.31. 오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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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성폭행 17건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당시 무참하게 희생된 여성 피해자와 그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죽음은 대표적인 5월 항쟁의 노래 가사에도 형상화돼 있습니다.

오점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5.18 광주 학살의 잔혹함이 그대로 표현된 '5월의 노래2'입니다.

아직, 누가 이 노랫말을 만들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부 조사 결과를 보면 실제 있었던 일을 토대로 만들어졌을 개연성이 큽니다.

특히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이던 손 모 씨와 그녀 가족의 처참한 사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꽃다운 나이, 스물.

친구 집에서 하룻밤만 자고 돌아가겠다던 손 씨는 80년 5월 22일 광주 시내 도로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온몸이 심하게 망가져 있었다고 합니다.

"성폭행을 은폐하기 위해 계엄군이 집중적으로 총격을 가한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왔습니다.

이런 딸의 시신을 본 아버지는 그대로 실신했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다 1년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도 충격 때문에 몸에 이상증세가 찾아와 반신불수의 몸으로 6년을 고생하다 역시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녀의 남동생 역시 계엄군에게 모진 구타를 당하고 허벅지가 대검에 찔리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 후유증 때문에 간질 증세를 보였고 군인들만 보면 싸우려 들었다고 합니다.

손 씨는 지금 부모님과 함께 5.18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습니다.

묘비에 새겨져 있는 것처럼 그녀는 이승에서의 원과 한을 이제는 잊었을까요?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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