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불법 체류자 단속하다 유학생 집단 폭행

[취재N팩트] 불법 체류자 단속하다 유학생 집단 폭행

2018.08.01. 오후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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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무부 소속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들이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을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폭행을 당한 외국인은 불법체류자가 아닌 합법적으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20대 외국인 유학생이었습니다.

또 유학생 신분을 확인하고도 닷새 동안 시설에 붙잡아뒀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태인 기자!

유학생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할 것 같은데요.

먼저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자세한 경위 설명해주시죠.

[기자]
집단폭행은 지난달 16일 오후 3시 30분쯤 경남 함안군 칠원면에서 발생했습니다.

창원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 직원과 조사계 직원들이 불법체류자로 오인한 한 외국인을 집단폭행한 건데요.

하지만 폭행을 당한 외국인은 합법적으로 국내에 체류하던 유학생이었습니다.

유학생은 24살로 우즈베키스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교사로 일하다가 올해 2월 경기도에 있는 한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국내로 들어왔습니다.

방학을 맞아 지인이 있는 함안에 내려와 상하수도 매설 아르바이트를 하다 폭행을 당한 겁니다.

유학생은 나무 아래서 휴식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나타나 팔을 붙잡고 끌고 가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왜 잡아가려는지 설명을 요구하자 느닷없이 얼굴을 폭행하며 넘어트렸고 3명이 더 합세해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 피해 유학생의 설명입니다.

[앵커]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유학생이 불법 체류자로 의심을 받은 것도 모자라 폭행과 강제 보호조치를 당했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은데요.

유학생은 단속 과정과 조사 과정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한다면서요?

[기자]
우선 단속과정입니다.

피해 유학생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단속 과정에서 '미란다 고지'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속반 직원들이 법무부 출입국 소속으로 공무집행을 하고 있다는 말도 없었고 신분증과 영장 제시 없이 체포했다는 겁니다.

또 강제 보호조치 이후 조사 과정에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는데요.

전문 통역도 없이 먼저 보호조치를 당하고 있던 우즈베키스탄 사람을 통해 통역이 이뤄졌고,

합법적인 유학생임을 확인했음에도 5일 동안 강제 보호조치를 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보호조치를 당한 이틀 동안은 폭행 후유증으로 머리와 허리가 아파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고 구금이 풀리고 열흘이 넘었지만 여전히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유학생에게는 취업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50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피해 유학생은 가해자 처벌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유학생을 왜 이렇게 대우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뭐라고 설명합니까?

[기자]
단속 당시 현장에는 러시아인과 피해 유학생 등 2명의 외국인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러시아인은 불법 체류자였는데요.

창원출입국관리사무소 측은 러시아인을 먼저 단속하고 피해 유학생도 의심의 여지가 있어 확인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했다는 설명입니다.

피해 유학생에게 직원들이 접근하니 쇠로 된 도구를 잡으며 일어섰고 저항으로 보여 제압했다는 겁니다.

단속과정에서 직원들이 순직한 사례도 있고 부상 위험과 도주의 우려가 있어 몸싸움이 이뤄졌다고 해명했습니다.

미란다 고지에 대해서는 먼저 제압을 하고 승합차에서 미란다 고지가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5일 동안 강제 보호 조치를 한 것은 유학생의 불법 취업을 확인하는 과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불법 취업도 강제 퇴거 대상이다 보니 피해 유학생을 고용한 고용주와 피해 유학생이 다니던 대학원의 확인이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흘 뒤 대학원 측의 탄원서를 받고 뒷날 피해 학생을 바로 풀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멀리 다른 나라에 공부를 하러 와서 폭행을 당한 유학생의 어찌 됐든 억울한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몸과 마음에 남겨진 상처가 빨리 아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경남취재본부 오태인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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