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수천 마리 물고기 살려라!" 시민들 구조작전

"죽어가는 수천 마리 물고기 살려라!" 시민들 구조작전

2018.06.27. 오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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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맛비에 하수 찌꺼기가 도심하천으로 유입되면서 크고 작은 물고기 수천 마리가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죽어가는 생명을 불쌍하게 여긴 시민들이 악취가 진동하는 하천에 들어가 구조 작전을 펼쳤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크고 작은 물고기가 물 위로 입을 드러내고 가쁜 숨을 쉽니다.

견디다 못해 배를 드러내고 죽는 물고기가 잇따라 보입니다.

사람들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고양이가 죽거나 죽어가는 물고기 옆에서 때를 기다립니다.

사투를 벌이는 생명들로 가득한 곳은 부산을 대표하는 도심하천인 온천천.

마치 하수구로 변한 듯 악취를 내는 하천 옆에서 시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유경자 / 부산 사직동 : 여기도 여기지만 저기 밑에는 더 심해요. 엄청나요. 가슴이 아픕니다. 이것도 생명체인데….]

보다 못한 시민들이 바지를 걷고 악취가 진동하는 물로 들어갑니다.

변변한 도구가 없어 입고 있던 옷을 그물 삼아 물고기를 건진 뒤 비교적 물이 깨끗한 근처 인공폭포 연못으로 옮깁니다.

쓰레기통도 훌륭한 구조 도구로 등장합니다.

물고기를 살리려는 시민들 행렬이 이어지면서 연못을 채우는 물고기가 점차 늡니다.

[황숙임 / 부산 명륜동 : 한 사람이 여기 들어가서 옷을 다 버려가면서 하는데 누구라도 해야 하는 일이어서….]

뒤이어 구청에서 뜰채까지 가져와 거들어 봅니다.

하지만 살려야 할 물고기가 너무 많아 역부족입니다.

산소를 찾아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물고기는 눈으로 확인한 것만 수천 마리에 달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죽은 채 떠내려가는 물고기가 늘고 있습니다.

담당 구청은 장맛비에 하수구에 있던 찌꺼기가 하천으로 쓸려오면서 생긴 일로 보고 있습니다.

[구청 관계자 : 매년 이런 사례가 발생하는 거로 추정되는데 합류 식 하수관거를 분류 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고….]

하지만 시민들은 매번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같은 변명을 들어왔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지금껏 마련하지 못한 당국을 질타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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