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시민도 울었다"...한 편의 드라마

"하늘도 시민도 울었다"...한 편의 드라마

2018.05.18.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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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는데도 시민의 반응은 지난해 못지않게 뜨거웠습니다.

기념식은 기존의 딱딱함을 벗어던졌고, 박수와 눈물이 가득한 한 편의 드라마처럼 1시간 동안 펼쳐졌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개막식은 한 편의 뮤지컬처럼 막이 올랐습니다.

오월의 참상을 담은 영상이 빠르게 지나가고 애달픈 노래가 행사장을 가득 메웁니다.

80년 오월 끔찍했던 현장을 지켜본 산 증인들.

서로가 마치 이야기를 하듯 마음속에 담았던 말을 풀어냅니다.

[양희승 /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 : 탱크를 앞세우고 광주로 진입하는 계엄군에 맞선 수습 대책위원들은 '우리를 깔아뭉개고 진입하라'고 외치면서 맨몸으로 저지하였습니다.]

5·18 때 8살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

"끝까지 손잡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 말 한마디를 하려고 38년을 헤맸습니다.

배우가 아닌 진짜 아버지의 등장에 꾹꾹 눌러 담았던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이귀복 / 故 이창현 군 아버지 : 참 내 마음이 기쁩니다. 우리 아들 제사를 이렇게 지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엄군의 만행을 촬영해 해외에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헌트리·피터슨 목사 가족도 함께 울었습니다.

[마사 헌트리 / 故 헌트리 목사 부인 : 저는 광주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광주는 영원히 정의 (도시로) 기억될 겁니다.]

하늘도 슬픈 듯 비를 뿌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두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이우송 / 신부 : 문화가 곁들어진 기념식 이런 건 올해 들어서 처음 봤어요. 그래서 많은 감동을 줬습니다. 지루할 틈도 없이 그렇게 1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5·18이 발생한 지 벌써 38년이 지났습니다.

다가올 내년 기념식에는 오월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를 시민들은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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