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고생해도 살아야지..." 한파 속 폐지 줍는 노인들

[자막뉴스] "고생해도 살아야지..." 한파 속 폐지 줍는 노인들

2018.02.08. 오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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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살을 훌쩍 넘긴 고대진 할아버지.

오늘도 폐지를 줍기 위해 일찍 거리를 나섭니다.

살을 에는 듯한 영하의 맹추위로 한기가 옷 속 깊숙이 파고들지만 생계유지를 위해선 어쩔 수 없습니다.

유모차를 개조해 만든 수레를 끌고 골목 이곳저곳을 돌며 폐지를 줍노라면 어느새 이마엔 땀방울이 맺힙니다.

일정한 직업이 없어 5년 전부터 폐지를 줍기 시작한 고 할아버지는 해가 갈수록 기상 시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고대진 / 폐지 수거 노인 : (오늘 어르신 몇 시에 나오셨다고 하셨죠?) 네 시 반.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다 가져가서 못해요. 일찍 나와야 줍지. 요즘은 추우니까 덜 나와요.]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위를 다니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아찔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고대진 / 폐지 수거 노인 : 사람이 짐을 들다 보면 많이 실리고 그러지. 조금 실리면 안 그러거든요. 앞이 안 보일 때는 그냥 무조건 가는 거예요. 비켜서야 하는데 못 비키면 (사람들이) 욕을 하지.]

그나마 동네에 폐지 수거 노인들을 대상으로 협동조합이 생겨나면서 고 씨는 형광 조끼와 장갑 등 최소한의 안전 장비를 갖출 수 있게 됐습니다.

[정대훈 / 실버자원 협동조합 팀장 : 취약계층, 가장 어려우신 어르신 중 30명을 선정해서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어르신들이 힘든 상황에 있어서 저희가 연계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거리에서 꼬박 12시간을 보낸 고 할아버지.

하루 종일 웬만한 성인 남성 몸무게인 60kg의 폐지를 날랐지만, 손에 쥔 돈은 6천 원에 불과합니다.

[고대진 / 폐지 수거 노인 : 어떤 때는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나. 그런 생각도 많이 했죠. 하지만 살겠다고 나왔으니까 죽으면 그게 아니다, 고생이라도 살아야지…]

전국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은 175만 명에 달합니다.

하루 생계를 위해 이른 새벽부터 거리로 나서는 이들에게 매서운 한파는 더 야속하기만 합니다.

취재기자 : 김선화 (헬로tv 뉴스)
자막뉴스 제작 : 윤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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