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하늘로 떠나고...엄마는 화재 현장 검증

아이들은 하늘로 떠나고...엄마는 화재 현장 검증

2018.01.03. 오후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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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수로 불을 내 3남매를 숨지게 한 20대 어머니의 현장 검증이 열렸습니다.

어린 3남매는 어머니의 현장 검증 직전에 화장됐는데요, 3남매의 장례도 모르는 어머니는 흐느끼며 현장 검증에 임했다고 합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불이 나게 해 어린 삼 남매를 숨지게 한 23살 정 모 씨가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아파트로 들어갑니다.

현장 검증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모자까지 푹 눌러 쓴 정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정 ○ ○ / 아파트 3남매 화재 사망사건 피의자 : (현장 검증하러 오셨는데, 심경 한 말씀만 얘기해주세요.) ….]

정 씨는 사건 당일 집에 돌아와 불이 나기까지 과정을 한 시간에 걸쳐 재연했습니다.

경찰 질문에는 흐느끼거나 울먹이며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웃 주민도 밖으로 나와 안타까운 마음으로 현장 검증을 지켜봤습니다.

[3남매 화재 사망사건 아파트 주민 : 안됐죠. 애들이 불쌍해서 어떻게 해…. 화가 나죠. 화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나죠.]

경찰은 현장 검증을 통해 정 씨의 진술이 맞는지를 확인했습니다.

화재 원인으로 방화보다는 실수로 불을 낸 것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방화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잖아요. 본인 진술하고도 다 맞고, 대부분 다 맞아떨어져요.]

현장 검증 한 시간 전에는 화재로 숨진 4살과 2살 아들, 15개월 딸의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여러 사정을 고려한 경찰은 구속된 어머니 정 씨에게 아이들의 장례 소식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오는 5일, 사건을 마무리해 검찰에 넘길 계획입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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