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학생 집에 살다시피 하며 괴롭혀...학교가 도피처

피해 학생 집에 살다시피 하며 괴롭혀...학교가 도피처

2017.07.20. 오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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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어제, 중학교 동창들의 무자비한 괴롭힘을 단독으로 보도해드렸는데요.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의 집에서 살다시피 하며 괴롭혀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년 동안 이어진 괴롭힘에 피해 학생은 자살 징후까지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등학교 1학년 A 군이 동네 친구들로부터 괴롭힘당한 건 중학생이던 2년 전부터입니다.

돈을 뺏는 건 기본이었고, 때리거나 심부름을 시키는 것도 다반사였습니다.

한 번은 가해자로부터 맞아 코뼈가 부러지기도 했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 : 아이가 많이 다쳐서 오고 항상 몸에 멍이 있어도 자기들끼리 장난치다가 그렇게 된 거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남자애들 끼리다 보니까….]

심지어 A 군을 협박해 집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아예 살다시피 했습니다.

맞벌이하는 부모가 일찍 집을 나가 밤늦게 돌아오는 것을 악용한 겁니다.

A 군 부모가 집에 중학생 딸도 있다며, 집에 마음대로 들락거리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심지어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동네뿐 아니라 보금자리인 집에서까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A 군의 유일한 도피처는 학교였습니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가해 학생들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병원에서 심리 검사를 해보니, 정서적인 불안과 더불어 지능 수준도 비정상에 가깝게 나왔습니다.

또 심리상담 결과 A 군은 이미 주변을 정리하는 등 자살 징후까지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 : 인지장애가 있어요. 언어장애가 있고요. 불안, 초조함이 있고 우울증이 있어요. 스트레스로 인해서 뇌 기능 자체가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A 군을 검사한 병원에서는 적어도 석 달 이상 치료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습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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