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폭우로 6명 사망·1명 실종...당국 늑장대응 피해 키워

[취재N팩트] 폭우로 6명 사망·1명 실종...당국 늑장대응 피해 키워

2017.07.18. 오전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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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청주에서 22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청주 도심이 절반가량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었죠.

시간당 90㎜가 넘는 폭우도 문제였지만, 청주시의 부실대응과 잘못된 기상 예보가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이성우 기자!

폭우가 내린 지 이제 삼일이 지났어요.

빗물이 빠지면서 피해도 늘었을 것 같은데 상황 어떤가요?

[기자]
이번 폭우로 현재까지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재민도 445명이 발생했는데요.

상하수도 20곳과 하천 도로 14곳 하천 28곳이 유실되거나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주택 780여 동이 침수됐고 농지 3천여 ㏊가 폭우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액은 충북에서 90억 원가량의 피해가 났는데 이 가운데 청주에만 8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피해가 계속 집계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액은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폭우 피해액을 보니까 청주에 집중돼 있는데 청주시의 늑장 대처가 피해를 더 키웠다면서요?

[기자]
청주에 시간당 90㎜의 물폭탄이 떨어진 시간은 지난 16일 오전 7시 10분쯤입니다.

그러니까 이때부터 청주 지역이 침수위기에 놓인 건데요.

그런데 시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는 문자 메시지가 발송된 시각은 오전 8시입니다.

이 문자메시지도 이번에 가장 심하게 침수 피해를 봤던 복대동과 비하동 일대의 침수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북이면과 오창읍의 산사태 주의보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차량이 떠다니고 주택과 상가마다 물이 차는 난리를 겪었지만, 청주시는 위급상황을 알리지 않은 겁니다.

이날 오전 10시가 다 됐을 무렵에 사실상 재난 문자가 전송됐고, 공무원들도 이 시간부터 동원됐습니다.

결국,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고 단수와 정전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사실상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청주시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때문에 시민들의 불만이 더 커졌다면서요?

[기자]
청주에 폭우가 내리기 이틀 전인 14일에 소셜미디어에 올린 홍보 글 때문입니다.

침수를 막기 위해 충북대 정문 우수 저류시설 공사를 마쳤다는 내용이 담긴 홍보 글인데요.

이 글에서 330㎜의 비가 내려도 끄떡없다고 장담했지만, 이번에 내린 폭우에 우수 저류 시설도 물에 잠겨버렸습니다.

폭우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자 청주시는 11일부터 나흘간 내린 총강수량 330㎜에도 문제없었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침수 피해를 막겠다고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들어 놓은 우수저류시설이 자신감 넘친 홍보글과 달리 무용지물이 되면서 시민들의 비난도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청주시 부실대응도 문제지만 엉터리 예보도 문제였다고요?

[기자]
기상청도 이날 청주에 내린 폭우 강수량을 예측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기상청은 지난 16일 오전 4시 30분 충북 중북부 지역에 30∼8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무려 최고 10배 가까운 290㎜의 폭우가 내리면서 예보가 빗나갔습니다.

청주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시간도 오전 7시 10분으로 폭우가 퍼붓기 시작한 때에 내려졌지만,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주민들에게는 이미 늦은 통보였습니다.

기상청은 온난화로 한반도가 아열대화되면서 최근 장마 예보가 더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하지만,

침수 피해 주민들과 농민들은 호우경보나 기상예보가 좀 더 빨랐다면 침수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앵커]
이제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려면 복구 작업이 중요한데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물이 빠지면서 어제부터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침수피해 지역이 워낙 넓어 복구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침수 피해 지역을 찾아 일손을 돕고 있지만, 피해가 워낙 커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범람하거나 범람 위기에 놓였던 청주 지역 하천들도 각종 자재와 쓰레기 등이 떠밀려와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문제는 복구 인력이 부족해 청주 도심은 어느 정도 복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외곽 지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지경입니다.

일부 마을 주민은 주저앉은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건너거나 일부 마을은 마실 물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침수 피해 지역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충북 청주에서 YTN 이성우[gentl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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